미얀마 군사정권이 민주화 운동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석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수치 여사가 예정대로 13일께 풀려날 전망이다.
10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 관계자는 “고위층으로부터 아직 수치 여사 석방과 관련한 명령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13일 석방을 대비한 안전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은 지난 20년 동안 14년을 구금상태로 지내 온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 시한이 끝나는 날이다.
수치 여사를 예정대로 석방한다면 군정이 그만큼 야당 및 반대세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정선거 논란 속에 치러진 지난 7일 총선에서 군정이 지원하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총 1,139 의석 중 80%를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군정이 원하는 어떠한 법이든 통과시킬 수 있고, 원하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내세울 수 있는 충분한 다수를 구성한 셈이다. 군정으로선 수치 여사의 연금을 풀어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군정 한편에선 수치 여사가 석방된 뒤 미얀마 정국의 핵으로 부상할 경우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고 있다. 야당이 총선 부정을 주장하며 재선거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수치 여사가 석방될 경우 정국이 격랑에 휩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군정 관계자는 “수치 여사의 석방 여부는 결국 마지막 순간에 결정될 것”이라며, 석방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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