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55)씨는 언제부터인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 중간중간 쉬었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 잦아졌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생기는 일이겠거니 하며 병원 진료를 차일피일 미루다 급기야 다리 힘이 빠지면서 주저앉기까지 했다.
이처럼 중ㆍ장년층에서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어느 순간부터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걷기가 힘겨워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중년 이후 기운이 약해진 경우를 제외하고 비교적 건강해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걷기 힘들다면 관절 이상이 생겼거나 척추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다리 힘 자주 빠지면 무릎관절염 의심
40세가 넘으면 반듯했던 다리가 서서히 O자형으로 변하면서 무릎주위가 자주 아프고 무릎 관절 연골이 닳기 시작된다. 무릎 노화현상의 하나인 퇴행성 관절염은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걷기가 불편해지는 대표적인 무릎 질환이다.
정상적인 관절은 관절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질긴 연골조직이 그 끝을 덮고 있다. 그런데 노화가 시작되면 연골이 마모되면서 연골 밑 뼈가 드러나고, 오랫동안 자극을 직접 받은 뼈에서 자라난 뼈조각들이 떨어져 나가 관절 사이에 끼면 아프고 다리 힘도 빠지게 된다. 또한, 뻣뻣한 느낌과 함께 걷거나 일어서면 다리가 점점 무겁고 둔해지다가 붓거나 열나고,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지도 못하게 된다.
이미 연골 일부가 찢어져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중기 관절염은 무릎에 작은 구명(지름 0.5㎝ 정도)을 뚫은 뒤 관절내시경을 넣어 치료할 수 있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이며, 수술 다음날 퇴원할 수 있다.
초ㆍ중기 관절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시술법은 연골성형술이다. 이 시술법은 관절내시경으로 찢어지고 손상된 연골을 다듬은 후 40~70도의 고주파를 쏘여 관절표면을 매끄럽게 하면서 동시에 연골재생을 유도한다. 손상된 연골 표면을 고주파로 자극하면 해당 조직이 재생되면서 연골이 치료되는 원리다. 피부 흉터 치료 때 레이저로 손상을 가한 뒤 새살을 돋게 하는 원리와 같은 이치다. 단, 고주파는 정상적인 연골에 사용하면 연골세포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아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무릎관절에 스트레스를 주는 자세를 하지 말아야 한다. 김성민 강서힘찬병원 원장은 “쪼그려 앉으면 무릎에 몸무게의 7배에 달하는 압력이 가해진다”며 “쪼그려 앉아서 빨래, 음식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힘이 갑자기 빠지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ㆍ척추관협착증 의심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양반다리를 오래하면 갑자기 무릎 힘이 빠지고 순간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일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중년이 되면 작은 충격에도 손상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힘찬병원이 최근 반월상 연골판 손상 환자 841명을 분석한 결과, 40, 50대 중년층 비율이 전체 58%(484명)였으며, 특히 이들 중 80% 정도는 이미 관절연골도 손상됐다. 조기현 강남힘찬병원 주임과장은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됐을 때 조기 진단ㆍ치료하지 않으면 연골 손상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빨리 올 수 있다”며 “특히 운동이나 외상 후에 순간적으로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월상 연골판은 손상 정도에 따라 봉합술, 절제술, 연골판 이식술 등으로 치료한다. 한번 찢어진 연골판은 재생되지 않고 계속 손상되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척추관 협착증이 생기면 갑자기 다리 힘이 빠질 수 있다. 이 질환은 잘못된 자세와 퇴행으로 척추관절 주위 인대가 두꺼워지고, 디스크가 변형되면서 척추신경통로를 좁아져 생긴다. 척추신경통로가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 엉치나 다리가 아프고,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돼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우선한다. 6개월 정도 보존적 치료를 해도 계속 아프거나, 질환의 초기인데도 통증이 극심하다면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척추관을 압박하는 요인을 없앰으로써 척추관을 넓혀주는 것으로 비교적 간단하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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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증권과 힘찬병원은 무료 무릎관절염 수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 12월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은 경제수준, 나이 등을 고려해 ㈜한화증권에서 선정하며, 환자는 힘찬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힘찬병원은 강북(도봉), 강남(송파), 강서, 목동, 부평, 인천(연수)병원 등 모두 6개 병원이 있고,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이다. 문의 ㈜한화증권 사회봉사팀(1588-8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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