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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11일은 눈의 날…'3대 실명 폭탄' 황반변성·당뇨병성 망막증·녹내장 예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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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11일은 눈의 날…'3대 실명 폭탄' 황반변성·당뇨병성 망막증·녹내장 예방하려면

입력
2010.11.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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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서 가장 빨리 늙는 곳은? 정답은 눈(眼)이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속담이 그래서 생겼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눈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질병 후유증으로 실명(失明)한 사람이 국내에서만 모두 15만명 가량이다. 오늘(11월 11일)은 제40회 눈의 날.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질환(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증, 녹내장)을 알아본다.

실명의 덫, 황반변성

불과 20~30년 전에는 고령인 실명은 백내장이 1위였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 기술 발달로 최근에는 망막질환이 실명에 이르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망막질환의 하나인 황반변성은 신생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시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황반(카메라 필름에 해당)이 손상돼 수개월~2년에 실명하는 중증 눈질환이다.

망막 중심(황반부)의 아래층을 이루는 혈관층(맥락막)은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망막세포에서 나오는 대사물질을 없앤다. 그런데 노화 되면서 맥락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망막세포 부분까지 뚫고 나와 시세포를 파괴해 시력을 잃는다.

황반변성이 와도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고 시력저하도 느끼지 못한다. 차츰 글자체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 보이고, 급기야 사람 얼굴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시력이 크게 나빠진다. 황반변성은 특히 60세 이상 고령인 실명을 일으키는 주 원인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고령인 실명 1위다. 김유철 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는 “고령인구 증가가 황반변성 환자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이지만, 과도한 기름진 음식 섭취, 흡연, 자외선 등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레이저요법’이나 ‘광역학요법’으로 주로 치료했다. 하지만 이들 치료법은 실명을 늦추거나, 이미 손상된 시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다행히 잃어버린 시력을 회복해 주는 항체주사제(노바티스의 ‘루센티스’)가 개발됐다. 루센티스는 신생혈관을 자라나게 유도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분비를 억제하는 근본적 치료법이다. 루센티스 치료를 받는 환자의 40% 정도가 떨어진 시력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의 천형, 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서 눈의 망막(카메라 필름에 해당)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당뇨병이 있으면 망막에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 혈관이 막힌다. 그러나 샛길과 같은 새로운 신생혈관이 생기는데, 이 신생혈관의 벽이 약해서 잘 터지고 혈장성분이 흘러 망막이 붓거나 구겨지고 출혈되기도 한다.

30대 이후 당뇨병 환자 중 병을 앓은 기간이 5년 이하는 29%, 15년 이상이면 78%가 당뇨병성 망막증을 앓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종우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장은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1년에 최소한 한 번 이상 전문병원을 찾아 눈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시력이 약간 떨어지는 것 이외에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하기 어렵다. 당뇨병이 있어도 당뇨병성 망막증이 생기려면 시간이 많이 지나야 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시력에 이상이 없더라도 망막 사진을 찍어보면 혈관에 꽈리 같은 미세동맥류가 있으며, 점상 출혈과 혈관에서 새 나온 체액과 찌꺼기가 망막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하면 혈관이 터져 혈액이 유리체에 스며들어 실명할 수 있다.

초기 당뇨병성 망막증이라면 망막 미세혈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병이 악화돼 중기가 넘으면 레이저 치료를 해야 한다. 망막이 심하게 구겨지거나(망막박리), 오래된 유리체 출혈로 시력이 많이 떨어진 말기라면 망막 및 유리체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눈 속의 고혈압, 녹내장

녹내장(북한에서는 눈이 단단해진다고 해서 ‘딴딴눈알’이라고 부른다)은 눈 형태를 유지하고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액체(방수)가 원활히 배출되지 않아 안구 압력(안압)이 정상범위(10~21㎜Hg)보다 올라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다가 실명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90만~100만명의 녹내장 환자가 새로 생기는 것으로 추정(대한안과학회)하고 있다.

녹내장은 기본적으로 안압을 측정해 진단한다. 강세웅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하지만 “안압이 정상이라도 장애가 되기도 하고, 안압이 높은데 시신경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기도 하므로 시신경유두검사, 전방각경검사, 시야검사, 시신경섬유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녹내장 치료법은 약물 치료와 레이저 치료, 수술 치료가 있다. 1차적으로는 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혈류를 개선하는 약물요법(글루타메이트 억제제, 칼슘통로억제제, 항산화제 등)을 쓴다. 레이저 치료는 급성 녹내장일 때 효과적이며,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법은 급성 폐쇄각 녹내장에서 시행하는 주변부 레이저 홍채 절개술이다. 약물 치료나 레이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안압에 조절되지 않으면 수술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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