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가 생산라인 준공식을 갖고 전기차 배터리 대량 양산 시대를 선언했다. 두 회사는 향후 시장의 성숙 속도에 따라 2013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5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고 해외에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SB리모티브는 10일 울산에서 전기차 배터리 전용 생산 라인 준공식을 가졌다. 올해 시범양산을 시작으로 내년 초부터 대량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2015년까지 생산규모를 연간 전기차 18만대분까지 늘일 계획이다. 이번에 준공된 전용라인은 기존 울산 삼성SDI 공장 안의 부지 2만8,000㎡위에 건설됐다. 2009년 9월 착공한지 9개월만이다.
준공식에는 피란츠 페렌바흐 보쉬그룹 회장, 최치훈 삼성SDI 사장, 이진건 SB리모티브 대표 등 100여명의 국내외 관계자가 참석했다. SB리모티브는 2008년 9월 독일의 보쉬와 한국의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50%씩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이날 준공식후 기자간담회에서 페렌바흐 회장은 “한국에서 G20회의가 열린 것은 놀라운 발전속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삼성과 손잡고 설립한 SB리모티브도 한국의 경제발전처럼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200㎞ 이상 주행이 가능해야 수요가 본격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배터리 무게와 크기 감소, 가격 경쟁력 확보가 최대 과제”라고 설명했다.
보쉬그룹은 세계1위의 자동차 부품사로 지난해 매출이 370억유로(56조6,000여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완성차 톱5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매출이 50조1,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보쉬가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는 460억유로(70조3,000여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페렌바흐 회장은 9일 서울에 도착,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현대ㆍ기아차의 정몽구 회장과 만나 향후 부품 공급 등을 논의했다. 이날 준공식 후에도 그는 곧바로 서울로 이동, G20 비즈니스 서밋 환영리셉션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SDI 최치훈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는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만큼 연구ㆍ생산에 전력을 다하고 있고 향후 10년 후 세계 1등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SB리모티브는 생산을 하기도 전에 이미 BMW, 델파이, 크라이슬러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최 사장은 “현재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혀 추가 공급 계약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울산=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