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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도네시아, 누구 손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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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도네시아, 누구 손 잡을까?

입력
2010.11.1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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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9일) 하루 전. 자카르타에 머물고 있던 중국 정부 고위급 대표단은 내심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사흘간의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중국의 ‘선물’을 인도네시아에 안겨주는 것. 마치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9~10일)에 김을 빼려는 듯 중국은 인도네시아 사회간접자본에 66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엄청난 당근을 대표단을 통해 전했고, 8일 베이징은 곧바로 이를 발표했다. 세계최대 무슬림 국가이며, 새로운 아시아의 요충지로 떠오른 인도네시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끌어안기 경쟁이 최고조로 달아오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이 급성장하는 인도네시아에 경쟁적으로 구혼의 손길을 뻗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뚜렷이 보여줬다며 “중국 또한 자원부국이며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가는 인도네시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온 힘을 다한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이 인도네시아를 향해 일제히 애정공세를 벌이는 데엔 인도네시아가 아직 친미, 혹은 친중적인 외교노선 중 어느 하나를 명확히 선택하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워노 수다르소노 전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우리는 미ㆍ중 간 경쟁 관계 사이에서 전략적인 공간을 유지하기 원한다”며 “둘 사이를 적당히 오가는 게 외교정책의 가치를 지킨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이 같은 몸값 올리기 전략이 미국과 중국을 더욱 몸달게 하는 것이다.

한편, 10일 인도네시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보낸 오바마 대통령은 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직전까지 인도네시아 무슬림 아우르기에 전력을 다했다. 이날 오전 동남아 최대 규모의 모스크인 자카르타의 이스티클랄 사원을 찾은 오바마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미셸 여사와 함께 맨발로 다니며 무슬림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미셸 여사는 머리 위로 스카프를 둘러 마치 히잡을 쓴 듯한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티클랄 사원은 여섯살 때 한창 공사 중이었다”며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을 얘기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자카르타 소재 인도네시아대학에선 대학생 6,000명으로부터 록스타에 버금가는 환영을 받기도 했다. AP통신은 “오바마가 현지어(앗살라무 알라이쿰ㆍ평화가 함께하기를)로 인사를 하자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며 “아마도 임기 중 했던 개인적인 연설 중 가장 인상 깊고 강렬한 연설이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오바마는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는 나의 일부이다”라며 최고의 친근함을 표시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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