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의 국가 정상들이 한 시간씩만 시간을 내준다면 나라마다 하나씩, 20개의 녹색일자리 창출방안을 제시해주겠다."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의 잘 나가는 기업인 베스타스윈드시스템의 디틀레프 엥겔 사장은 10일 비즈니스서밋 기자회견에서 대담한 제안을 했다. 그는 1979년부터 풍력발전기를 만든 세계 1위 풍력발전설비 업체인 베스타스의 경영을 맡고 있는 인물.
세계 60여개국에 4만여개의 베스타스산 풍력터빈이 설치돼 있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3시간에 한 대 꼴로 베스타스의 풍력발전기가 세워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나 자연 에너지를 이용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인 셈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먼저 녹색일자리 워킹그룹을 대표해 세계 정상들에 대한 네 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오염물질 배출 행위에 대해 높은 비용을 물리고, ▦연구개발을 확대하며, ▦5년 내에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고, ▦환경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완전한 자유무역을 허용해야 녹색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녹색산업 발전 현황과 녹색일자리 창출 환경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권고안들이 모든 국가에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는 실정. 그가 정상들에게 1시간씩의 '데이트'를 신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서 논의하는 내용보다 실제로 어떤 조치가 취해지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정상들이 향후 몇 개월 내에 워킹그룹 CEO들을 만나준다면 각국의 구체적인 상황과 수요에 부합하는 녹색일자리 창출 맞춤화 정책을 구상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엥겔 사장은 "20개국 2만5,000명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기후변화는 심각한 이슈'라고 답했는데 이는 친환경적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한 용의가 있다는 의미"라며"정부가 안정적인 정책적 틀만 만들어 준다면 녹색일자리 창출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조성됐다"고 말했다.
풍력 발전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2020년 전체 전력 소비량의 10% 이상을 풍력이 담당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15년 동안 풍력발전기의 효율이 배로 높아졌는데 이 속도대로라면 곧 화석연료와 발전단가가 같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중소기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엥겔 사장은 "베스타스는 직원 60명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였지만 풍력을 통해 전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열정을 갖고 출발했고 이 부문에 밝은 미래가 있다고 확신했다"며 "어느 분야에서 열정을 느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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