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종 합의가 임박하자 내년 7월1일 한ㆍ유럽연합(EU) FTA 잠정발효를 기다리고 있는 EU가 최종 담판결과를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 언론 역시 한미FTA가 만에 하나 중국의 대미 우회수출길을 열어줄 가능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등 촉각을 세웠다.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8일 "한국과 미국 양자가 FTA 쟁점을 논의하고 있음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미 최종 협의결과에 따라 한미FTA 합의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 한EU FTA 역시 필요할 경우 추가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자동차 부문의 쟁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의하고 있는데 EU 회원국들 역시 자동차 부문의 불균형에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미FTA 담판 결과는 EU에도 민감한 사안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정부가 한미FTA 의회비준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적극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 한EU FTA 비준절차를 남겨둔 EU회원국 의회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한미FTA가 타결되면 중국의 대미수출에 '뒷문'을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WP는 서울 거리에 미국 유명 체인점들이 즐비하게 보이는 등 한국의 대외개방정책에 따라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규모는 감소추세이지만,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한중간 제조업의 수직적 분업을 통해 만든 제품들이 한미FTA 발효 이후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WP는 이 밖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공포, 한국인 자국산 농산물 애호, 수입차를 사치품으로 여기는 국민정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도 미국회사가 한국에 진출해야 할 때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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