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기원한 빅 뱅 직후의 상태를 작은 규모로 재현하는 실험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충돌가속기(LHC)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CERN은 7일 오전 0시30분(한국시간 오전 8시30분) 납이온(납의 핵)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켜 태양 중심부 온도보다 10만배 높은 10조도의 극초고온, 극초밀도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관련기사 29면
CERN은 “가속기 안에서 일어난 충돌은 지극히 작은 빅 뱅이긴 하지만 우주 기원의 단서를 살펴볼 쿼크-글루온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어낼 만큼 강력하다”고 밝혔다.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란 137억년 전 빅 뱅이 일어난 직후 100만분의 1초에 존재한 상태로 이로부터 양성자 중성자 등이 생겨나 오늘날 볼 수 있는 우주의 물질을 구성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여기고 있다. CERN은 “이 실험을 통해 쿼크가 더 큰 입자를 형성하는 데에 작용하는 강력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100억 달러를 들여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지역 지하에 건설된 둘레 27㎞의 원형 가속기인 LHC는 2009년 11월부터 양성자충돌실험을 한 데 이어 앞으로 4주간 납을 부딪치는 중이온충돌실험을 진행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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