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9일 청목회 입법로비 의혹과 관련된 국회의원 회계담당자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들어가자 여야는 상반된 대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해당 의원들간에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반면 민주당은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검찰과의 격한 대치를 이어갔다. 지난 주 11명의 여야 국회의원 사무실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이 이뤄졌을 때 여야가 한 목소리로 성토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조사에 야당 관련자들은 모두 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한나라당 관련 의원들은 검찰 조사에 모두 응하기로 했다”며 “법을 존중하는 성숙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성영 의원도 이 자리에서 “국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청원경찰들로부터 돈 10만~20만원씩 떼어서 모은 로비자금에서 후원 받았다고 하니 국회의원들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지적은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민주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현재 국민여론을 생각할 때 국회의원이나 정치인들이 검찰 수사에 응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여야 국회의원과 국회 모두를 마치 어려운 사람에게서 돈 받아먹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정부의 공작에 절대 협력할 수 없다”며 소환 불응 방침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원내대표는 청와대 대포폰 지급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재차 요구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민주당이 제기한 청와대 대포폰 지급 의혹 등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란 판단에 따른 역공인 셈이다.
한편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의 지역후원회 사무실 회계책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과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 측은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기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 측은 당론에 따라 모두 소환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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