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 국토를 처음으로 통일한 왕조이자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보물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응우옌 황실의 유물을 소장한 베트남 후에 궁정박물관으로부터 황태자 보좌를 비롯한 대표적 유물 81건 165점을 대여, 9일부터 내년 2월6일까지 ‘베트남 마지막 황실의 보물’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2006년 체결된 문화재청과 베트남 문화관광체육부의 교류협력협정에 따른 것으로, 주한 베트남대사관과 베트남 후에유적보존연구소가 후원한다.
응우옌 왕조는 1802년 베트남 전 국토를 통일해 중부의 후에 지역에 새로운 왕도를 건설하고 참파 왕국이 있던 남부까지 점령함으로써 베트남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했다. 최전성기에는 국호를 ‘비엣남(越南)’에서 ‘다이남(大南)’으로 바꾸었으며 청나라와 대등한 황제국임을 자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 이후 서양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아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점차 쇠락, 1945년에는 권력의 상징 황금보검을 베트민(越盟)에 넘겨주면서 운명을 다했다.
19세기의 황태자 보좌와 병풍, 황태자의 용포와 신발, 산수문 항아리, 분재형 장식, 향로, 법랑 투호 등 주요 유물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된다. 1층 정보검색실에서는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에의 황성과 황릉 등 역사유적지를 3D 입체영상과 사진자료 등으로 소개한다.
관련 행사로 10일 오후 2시 박물관 2층 중앙홀에서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인 베트남 궁정음악과 무용을 선보이는 특별공연도 열린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특별강연회도 18일, 12월 16일 오후 2시 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고궁박물관 전시가 끝난 후 유물들은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져 2월28일부터 5월15일까지 순회 전시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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