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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파격 연주회' 나선 재외 지휘자 이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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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파격 연주회' 나선 재외 지휘자 이윤국

입력
2010.11.0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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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오케스트라가 뽕짝을 소화할 수 있을까? 뜬금없어 보이는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지휘자 이윤국(57)씨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교수 . 오스트리아 국립음악 대학 교수, 잘츠부르크 카머필 음악감독, 헝가리 상트겔랴트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등 다소 현란한 수식이 앞에 붙는 사람이다. 이번에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 탱고도, 뽕짝도 들려준다.

'피아졸라, 당신의 가슴을 두드리다'라는 제목의 이번 무대에서 그가 들려줄 음악은 탱고, 정확히는 클래식화한 탱고다. 그는 "유럽에서 피아졸라는 경음악(entertainment music)으로 치부되고 있지만, 나는 탱고의 정수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곡가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진솔한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다.

1982년 잘츠부르크 캄머필과 모차르트를 연주하러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갔을 때, 그는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 때문에 발이 묶였다. 3주나 머무르는 바람에 지하의 어느 술집에서 늙수그레한 노인들의 탱고를 처음으로 접하게 됐고, 그 '진짜 탱고'에 마음을 뺐겼다.

세기가 바뀔 무렵, 전세계에 탱고 바람이 불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등의 피아졸라 재발견 콘서트를 보고 저거다 싶었죠."그는 일찌기 그같은 변화를 예감하고 있었다. "여흥음악이었다가 모차르트 덕에 클래식이 된 디베르티멘토처럼, 탱고도 피아졸라 덕에 3중주, 5중주 등 여러 형태로 재탄생한 거에요."한술 더 떠 그는 탱고를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80여곡이나 편곡했다. 이번 무대에 올릴 곡은 그 가운데'리베라 탱고' 등 3~9분짜리의 슬프고도 경쾌한 곡이 중심이다.

"한국에서는 부천필의 모차르트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20여회 모차르트나 하이든만 연주하다 보니, 마치 골수 모차르트주의자인 것처럼 오해 받고 있어요." 자신의 참모습을 과시할 이번 연주 길에는 고향인 공주에서의 무대도 잡혀 있다. "항상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번에 충남도립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김종덕씨가 제안하더군요."

미국과 오스트리아 국적을 갖고 있는 그에게 흐르는 한국인의 피는 농밀하다. 그는 학생들에게 성악가의 표본으로 스스럼없이 이미자를 제시한다. "이미자의 레가토(음과 음을 유려하게 연결시키는 창법)는 세계 최고예요." 소프라노의 큰 고민거리인 음색의 부드러운 변화를, 이미자만큼 잘해내는 가수는 없다고도 했다.

앙코르 곡은 정해졌다. " '눈물 젖은 두만강'을 탱고로 연주할 거에요."

이달 초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디슬라바에서 슬로바키아 국립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였다. 그가 편곡한 '박연폭포'와 '울산 아가씨'를 연주한 뒤 앙코르로 '눈물 젖은 두만강'을 탱고로 들려 주었다. "폭발했죠. 그 곡에 슬라브 정서도 있나 봐요."또 다른 폭발을 예감한다. 12일 부천시민회관. (032)625-8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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