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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별을 쏜다] 당구 2관왕 도전하는 '포켓볼 요정' 차유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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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별을 쏜다] 당구 2관왕 도전하는 '포켓볼 요정' 차유람

입력
2010.11.0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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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산실’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당구요정’ 차유람(23)은 모든 게 낯설었다. 태릉선수촌의 ‘공식 훈련’이라 할 수 있는 불암산 산행과 힘겨운 웨이트 트레이닝은 ‘금빛 샷’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올해 미국 프로리그 출전도 포기할 만큼 아시안게임의 금메달 사냥에 집중하고 있는 차유람은 가녀린 몸매에 ‘복근’까지 생길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이겨냈다. 아시안게임 출전 준비를 마친 차유람은 ‘스스로에 대한 부담감 극복’이라는 과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4년 전보다 부담감 크지만 2관왕 자신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차유람은 8볼과 9볼 싱글 2종목에 출전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표에 어린 소녀 차유람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8볼 8강전은 아직까지 기억한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마음이 급했던 나머지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당시 차유람은 주종목인 9볼 싱글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해 쓸쓸히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정조준하고 있는 차유람은 4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는 2006년 ‘흑거미’ 자넷 리와 포켓볼 승부 후 ‘더욱 강해져야겠다’는 일념 하에 이듬해 미국무대에 진출했고, 프로 경험을 쌓으면서 ‘성인’이 돼 나타났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올해 미국리그까지 접은 차유람은 “사실 4년 전보다 기량이 성숙한 만큼 부담감도 커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도록 채찍질을 가했다”며 “8볼과 9볼 금메달을 목표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오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차유람은 흔들림 없는 샷을 구사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힘을 쏟았다.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를 위한 웨이트에 주력하다 보니 복근까지 생기기도 했다.

10년 공들인 큐대로 교체하며 ‘금메달 정조준’

차유람은 지난 5월 전용 개인 큐대까지 바꿨다. 2년 전부터 바꾸고 싶어했던 ‘사우스 웨스트사’의 큐대를 ‘금메달 도우미’로 갖게 된 것. 그는 “테크닉 구사에 용이한 사우스 웨스트사의 미국 브랜드로 큐대를 교체했다. 이 회사의 제품은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10년 정도 걸린다”며 “당구 선수들이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을 만큼 희귀한 큐대이기에 자비를 들여 샀다”고 털어놓았다. 큐대를 바꾼 뒤 차유람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구 컨트롤도 개선되고 있어 금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당구 큐대는 덜렁거리는 성격까지 바꿀 정도로 차유람의 운명이다. 그는 “평소에 잘 흘리고 다니는 성격이다. 그래서 주위 분들이 큐대만 잡으면 사람이 달라진다고 한다”며 “이상하게 큐대만 잡으면 악착 같아지면서 진지해 진다. 아무래도 운명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포켓볼을 위해 중학교까지 중퇴했던 차유람은 언니 차보람(25)과 함께 아시안게임에서 그 운명을 다시 한번 실험하게 됐다. 그는 “언니도 스누커 선수로 출전한다. 언니와 함께 같은 방을 쓰니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차유람의 아시아 정복을 위한 샷이 곧 시작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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