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성적이 좋은 장교 선발시험 합격자는 1인당 800만원의 장려금을 받는다. 병사 복무 기간 단축으로 장교 지원율이 급감하면서 군이 내놓은 고육책이다. 하지만 일부 장교에게만 금전적 혜택을 주는 것이 적절한지, 성적 기준을 얼마나 공정하게 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우려가 많아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8일 "학군장교(ROTC)와 학사장교 선발자 중 성적 상위 20%에게 사립대 1년 등록금 수준인 800만원 정도의 장려금을 지급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예산 105억원을 배정해 놓았다"고 밝혔다. 매년 임관하는 ROTC와 학사장교 규모는 7,500명 내외로 국방부는 이 중 성적 우수자들이 소위로 임관하는 시점에 맞춰 일시불로 800만원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ROTC는 임관 후 2년, 학사장교는 3년을 복무하는데 일부 대학이 소정의 품위유지비를 제공하는 것 말고는 재학 중에 별도의 금전적 혜택이 없다. 대신 복무 기간을 7년으로 4년 연장한 예비 학사장교는 4년간의 대학등록금을 장학금으로 받는다. 반면 이번에 시행하는 장려금은 복무 기간 연장이라는 반대급부가 없어 장교 지원자들의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 육군의 경우 ROTC 지원율은 2007년 2.5대 1에서 2008년 1.2대 1, 2009년 0.7대 1로 하락세가 완연하고 학군장교 지원율도 2007년 3.1대 1에서 지난해 2대 1로 크게 줄었다. 이에 군 내부에서는 장교 지원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해 왔다. 군 관계자는 "돈으로 장교를 모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겠지만 장교 충원율이 90%에 불과한 상황에서 군이 오죽하면 이런 방법까지 동원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초급장교 양성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우등장교 열등장교로 구분해 장려금을 받지 못하는 80%의 장교는 박탈감이 클 것"이라며 "장학금을 받기 위해 복무 기간을 늘렸던 장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발 기준도 문제다. 국방부는 장교선발시험 성적, 대학 학점, 체력평가 등을 종합해 성적 우수자를 선발할 계획이지만 대학마다 학점 체계가 각각이고 ROTC와 학사장교의 선발시험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 기준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국방부는 장려금 지급 대상자 선발을 위한 별도의 시험 방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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