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10+’가 베를린 장벽 붕괴 21주년(9일)을 맞아 독일 공영방송 ZDF가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 ‘베를린장벽’을 9, 10일 밤 11시 10분에 방송한다.
9일 방송되는 1부 ‘장벽, 동과 서를 나누다’는 장벽의 건설과 붕괴 과정을 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한 작품이다. 1961년 건설돼 1989년 개방되기까지 28년 동안 베를린을 동서로 나눈 장벽은 200만톤이 넘는 콘크리트와 70만톤의 강철로 세운 냉전의 벽이다. 구 동독은 철조망, 경비견, 대전차지뢰, 자동으로 발사되는 총 등 각종 장비를 투입해 서쪽으로 넘어가는 자국민을 저지했다.
동독인들에게 이 벽은 교도소 담장과 다름 없었다. 자동차 트렁크에 숨고, 땅굴을 파고, 열기구와 윈드서핑 보드를 타고 국경을 넘으려 했던 탈출의 기록들을 보여준다. 제작진은 장벽을 넘어 탈출한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왜, 어떻게 탈출했는지를 전한다. 그리고 30년 가까이 죽음의 벽으로 존재했던 장벽이 허망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되돌아본다.
2부 ‘장벽의 붕괴와 냉전의 종식’(10일)은 1970년대 초 시작된 동ㆍ서 진영의 화해 무드부터 독일 통일까지의 역사를 조명한다. 1985년 소련에서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고 미국 대통령 레이건은 서베를린을 방문해 냉전 종식을 촉구한다. 1980년대 말 동유럽 국가들이 차례로 개방의 길로 들어서고 동독은 소련에 지원을 요청하지만, 고르바초프는 이를 거절한다.
동독의 지도자 호네커는 비밀경찰을 늘려 서독으로의 탈출을 막으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었다. 마침내 호네커는 실각하고 1989년 11월 여행자유화조치가 발표되며 베를린 장벽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28년 동안 1,300여명이 탈출 도중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아직도 알 수 없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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