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3일 앞둔 8일,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군과 경찰 등 유관기관들은 테러경보와 주요 공항의 항공보안등급을 최고 단계로 격상시키는 등 전시를 방불케 하는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테러경보를 최상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테러경보는 가장 낮은 관심에서 주의, 경계, 심각 등으로 올라가는데 심각 단계가 적용된 것은 2001년 미국 9ㆍ11 테러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대테러위원회가 설치된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G20 정상회의 주 행사장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를 비롯해 공항과 외국 공관, 각국 정상이 머무를 호텔 주변에 경력 4만5,000여명을 배치해 경계 근무에 나섰다. 서울시내 모든 지하철역에도 경찰관을 배치했다.
방한 첫 관문인 주요 공항의 항공보안등급도 최고 단계인 ‘심각’(Red)으로 올라갔다. 심각 단계는 항공사나 항공기에 대한 위협이 확실할 때 또는 국빈이나 외국 VIP 방한 시 테러 가능성이 높을 때 발효된다. 항공보안등급은 평시(Green) 관심(Blue) 주의(Yellow) 경계(Orange) 심각 등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 지난 3월 천안함 사건과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때는 ‘주의’ 단계까지 올라갔다.
이번에 심각 단계가 적용됨에 따라 인천 김포 김해 청주 제주공항에서는 승객의 신체 곳곳을 손으로 만져 검색하는 촉수검색과 기내 반입용 휴대품의 개봉검사 비율이 50%로 높아진다. 문형 금속탐지기 감도는 평시 50에서 70으로 높아지고 평소 손대지 않는 화물칸 짐도 30% 가량 포장을 뜯어 검사하는 등 ‘경계’ 단계보다 22개 보안조치가 추가된다.
군도 최고 수준의 군사대비태세에 돌입했으며, 13일까지 한미연합 감시태세와 국지도발 대비태세 등 대북 감시수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행사장, 이동로, 공항 및 인근해역 등 책임 지역에서 경호ㆍ경비작전을 수행하는 한편 국가 중요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보호를 위해 병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10월 1일 코엑스 트레이드타워에 문을 연 G20경호안전통제단 종합상황실은 이 모든 활동을 통제하는 관제탑 역할을 담당한다. 행사장과 정상들의 숙소 등에서 밀착 경호를 맡는 경호처, 주변 경계를 책임지는 경찰 등 26개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상주하면서 유기적인 협업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통제단 관계자는 “32개국 정상들이 한국 영공에 들어올 때부터 행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입체적인 경호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경호 방법에 대해선 보안상 이유를 들어 함구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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