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화살이라면오직 과녁을 향해허공을 날고 있는 화살이기를
일찍이 시위를 떠났지만전율의 순간이 오기 직전과녁의 키는 더 높이 자라
내가 만약 화살이라면팽팽한 허공 한가운데를눈부시게 날고 있음이 전부이기를
금빛 별을 품은 화살촉을 달고내가 만약 화살이라면고독의 혈관으로불꽃을 뚫는 장미이기를숨 쉬는 한떨기 육신이기를
길을 알고 가는 이 아무도 없는 길길을 잃은 자만이 찾을 수 있는그 길을 지금 날고 있기를
● 내가 별이라면 언제나 반짝이는 별이기를. 어쩌면 당연한 말씀처럼 들리는군요. 어느 밤, 자기 운명에 회의를 느껴 잠시 그 빛을 꺼 두는 별이 있을 리는 만무하니까요. 바람은 불어오는 동안에만 존재하죠. 소리는 또 어떻구요. 마찬가지로 어디 가서 소설가라고 소개한다면 그건 그가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는 얘기겠죠.
당연한 말씀을 왜 하냐구요? 내가 꽃이라면 피었다가 지는 것만이 전부이듯이 내가 소설가라면 소설을 쓰는 시간이 전부라는 뜻이 아니겠어요? 그런데 그건 또 얼마나 힘든 일이겠어요? 그러니 어디 가서 소설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일은 얼마나 살 떨리는 일입니까? 저는 그렇다고 치고, 그럼 당신은 누구인가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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