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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10명 뛴 북한에 충격의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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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10명 뛴 북한에 충격의 패배

입력
2010.11.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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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가 한국 선수단에 첫 승전고를 울리는데 실패했다.

북한은 예상대로 선 수비 후 역습을 노리는 수비지향적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한국은 ‘그물수비’로 나선 북한을 전반부터 거세게 몰아 붙였지만 패스 길목을 차단하고 간격유지를 통해 공간을 좁혀오는 북한에 번번이 막혔다. 투지가 좋은 북한은 2대 1 패스와 측면 돌파 등으로 공간을 내주면 어김 없이 날아오는 볼에 몸을 날렸다. 한국 슈팅은 수 차례 수비수를 맞고 튕겨 나왔다.

북한은 공격에서도 효율 축구를 구사했다. 수비에서 미드필드를 거쳐 최전방까지 이어지는 세밀하고 빠른 축구는 아니었지만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 36분 롱 프리킥에 이은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에 뼈 아픈 패배를 안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0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이 개막에 앞서 8일 오후 5시(한국시간) 웨슈산(越秀山)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북한과의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마무리가 아쉬운 한판이었다. 전반 15분 아크 정면 조영철의 왼발 슈팅, 1분 뒤 코너킥에 이은 김영권의 문전 앞 찬스 등은 골 문과 멀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겨냥한 ‘홍명보호’는 패기에서 앞섰지만 북한의 밀집수비에 막힌데다 문전처리 미숙 등 골 결정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와일드카드(연령제한 초과선수)로 뽑혔지만 소속팀 사정 상 이날 북한전에 합류하지 못한 박주영(25ㆍAS모나코)의 공백이 컸다.

수비에 중점을 두며 탐색전에 나섰던 북한은 웨슈산 스타디움에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현지 교민들의 응원이 이어지던 전반 36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한국 오른쪽 진영 터치라인 부근에서 백 패스를 받은 수비수 오재석이 머뭇거리다 볼을 빼앗기자 상대 유니폼을 잡아 끄는 반칙을 범했다.

북한의 전담 키커인 미드필더 박남철이 문전을 향해 올린 롱 프리킥이 골키퍼 김승규를 훌쩍 넘기자 골대 반대편에 있던 안철혁이 문전을 향해 헤딩 패스를 했다. 이어 문전 앞에 있던 주장 리광천이 텅 빈 골 문을 향해 넘어지면서 머리로 받아 넣었다. 골키퍼 김승규의 볼 낙하지점 판단 미스가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국은 후반 20분 박남철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해 수적우위에 앞선 27분과 32분, 조영철과 박희성을 빼고 공격성향이 강한 지동원, 윤빛가람을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으나 북한의 골 망을 끝내 흔들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10일 요르단, 13일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북한전 패배로 한 풀 꺾인 24년 만의 금메달 도전의욕을 다시 불태운다.

한편 이날 사격, 체조 대표팀 등과 함께 결전지에 입성한 여자 축구 대표팀(20명)은 바이윈국제공항(白元)에서 곧 바로 웨슈산 스타디움을 찾아 남자 대표팀을 응원했다.

▲홍명보 감독의 말

우선 승리한 북한 팀에 축하를 보낸다. 우리 팀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 동안 북한전을 위해 준비 했던 것을 충분히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두 게임이 남았고 선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해 남은 경기를 잘하면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는 문제 없을 것이다. 박주영이 있었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박주영이 없어 졌다는 생각은 안 한다. 패인은 실점 장면에서 집중력이 부족했고, 우리가 좋은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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