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이 성추행 피해조사를 받던 도중 경찰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서울 종암경찰서 등에 따르면 성희롱을 당한 여성의 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6일 포털 사이트 토론방에 ‘그깟 엉덩이 한번 대주라니요’라는 글을 올렸다. 피해자의 딸로 추정되는 이 네티즌은 글에서 “엄마가 공장에서 관리자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하다가 결국 공장을 그만두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며 “그런데 담당형사가 오히려 엄마에게 ‘그깟 엉덩이 한번 대주면 어때서 그러냐’고 비웃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자 조사 당시 가해자를 함께 앉혀놓은 자리에서 담당형사가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네티즌은 “나이 들어 고목나무 같은 몸이라도 자기 몸에 대한 권리는 있지 않느냐. 50살 넘고 60살 넘으면 누가 만지고 주무르고 추행하고 강간해도 되느냐”며 경찰을 비난했다.
경찰관의 언행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폭주하자 정용환 서울종암경찰서장은 7일 오후 직접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공정한 수사를 약속했다. 정 서장은 “매우 억울한 사연이 있어 경찰을 찾았음에도, 도리어 고소인께서 경찰로부터 피해를 당하셨다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건의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기 위해 서울경찰청 수사과에서 직접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수사결과에 따라 해당 경찰관에 대해 적절히 조치하고 고소인에게도 그 결과를 직접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성추행 발언을 한 것으로 지목된 경찰관은 2명으로 이들은 감찰조사에서 네티즌의 글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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