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 타임이 아시아판 최신호(15일자)에서 현재의 중국이 150년 전 미국과 어떻게 닮았는지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급성장한 중국을 비판하고 폄하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취지다.
미국 역사학자인 스티븐 밈 조지아대 교수, 제프리 와서스트롬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캠퍼스(UC어바인) 교수에 따르면 19세기 중반 미국은 직물, 시계, 총기 등의 값 싼 제품을 찍어내며 지금의 중국처럼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세계, 특히 유럽은 미국을 부러워하면서도 시기하고 우려하기에 바빴다. 지금 세계가 중국에 대해 느끼는 정서와 매우 닮았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성공이 환율 조작이나 저작권 무시 같은 속임수에 힘입었다고 비판하지만 19세기 미국도 비슷했다. 영국 랭카셔의 최신 산업 기술을 모방하기 위해 미국 뉴잉글랜드의 공장들은 제품을 분해한 후 복제하는 역설계를 일삼아 비난을 샀다.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는 미국에서 판치는 불법 복제 소설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경제의 거품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성장 과정에서도 투기적 부동산 거품은 수 없이 생겨났다 꺼지기를 반복했고, 그러면서도 성장을 계속했다.
공산당 지배의 정치 구조와 자본주의적 경제 구조라는 중국의 기본적 모순과 관련해서도 밈과 와서스트롬은 "모순이라면 미국에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자유와 평등을 추구한다면서도 노예제 노동력이 성장을 떠받쳤고, 여성 기본권은 무시당했으며 원주민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미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걸었던 길을 중국도 걸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러한 비교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시사하는 바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의 중국을 과거 미국과는 아주 다르게 보거나 중국의 성장이 '잃어버린 10년'의 일본처럼 곧 끝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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