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살리기사업 구간에서 겨울 철새인 두루미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반면 4대강사업을 하지 않는 지역의 두루미 숫자는 예년과 비슷하게 관찰됐다.
한국두루미네트워크는 올 겨울 낙동강을 찾는 두루미가 예년의 3분의 1로 줄었다고 7일 밝혔다.
경북 구미시 경우에도 두루미의 중간 기착지인 해평습지에서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재두루미 10마리, 흑두루미 1,140마리가 머물다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5일까지 2,500여마리가 찾았던 데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해평습지뿐 아니라 낙동강 주변 습지를 비롯해 강원도 철원군 등 국내의 대표적 두루미 기착지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4대강사업으로 강 하구의 준설토가 사라진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기섭 두루미네트워크 대표는 “4대강사업으로 강 하구의 모래톱이 사라지고 공사 소음과 오가는 덤프트럭 행렬로 두루미가 쉴 곳이 없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2,000㎞ 가까이 이동하는 두루미가 잠자고 쉴 최소한의 장소와 환경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4대강사업을 하지 않는 지역의 두루미 숫자는 예년과 비슷하게 관찰되고 있다. 이 대표는 “4대강사업을 하지 않는 충남 천수만과 전남 순천만 등의 두루미 숫자는 예년과 비슷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베리아에서 집단 서식하는 두루미는 가을이면 강을 따라 이동을 시작해 중국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갔다가 겨울을 난 뒤 3월께 돌아온다. 한반도를 거치는 두루미는 주로 북한 평북 청천강, 강원 철원군, 한강 하구, 경북 낙동강 등에서 기착하며 중부 내륙의 습지와 강을 따라 이동한다. 일부 두루미는 천수만과 순천만 등을 거쳐 일본으로 간다.
주로 관찰되는 재두루미와 흑두루미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전체 개체 수 유지에도 막대한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구미시와 대구지방환경청은 10일 대구청에서 두루미 수가 줄어든 원인 등을 분석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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