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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후보작 5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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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본심 후보작 5편 결정

입력
2010.11.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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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국일보문학상 예심을 맡은 문학평론가 신수정(45ㆍ명지대 교수), 김영찬(45ㆍ계명대 교수), 백지연(40)씨는 지난 5일 열린 심사에서, 2009년 10월부터 2010년 9월까지 발행된 국내 주요 문예지 17종에 게재된 중단편소설 199편과 같은 기간 단행본으로 출간된 장편소설 94편을 심사 대상으로 검토했다.

그동안 한국일보문학상 심사 대상에 포함됐던 소설집은 올해 심사에서는 제외됐다. 소설집은 수록된 개별 중단편소설의 가치로 환원될 수 없는 자체적인 문학성을 지니지만, 그보다는 문예지 발표시 이미 심사 대상이 됐던 작품들이 단행본으로 묶여 출간시 재차 심사 대상이 되면서 생기는 중복 심사의 문제를 해소할 필요성이 더 컸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예심 대상에는 만족할 만한 문학적 성과를 보여주는 수작들이 예년에 비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중단편소설 부문에서 두드러진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장편소설 연재가 본격화됨에 따라 작품 발표 공간이 늘면서 작가들이 중단편보다는 대거 장편 집필에 나선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예심에서 검토된 중단편소설은 지난해 287편보다 30.6%(88편)가 감소한 데 비해, 장편소설은 지난해(37편)의 무려 2.5배에 이르렀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장편소설 역시 작품 수의 비약적 증가에 비해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작품성이 썩 뛰어나지 않다"고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놨다. 일일 연재 위주로 단기간에 집필을 끝내야 하는 인터넷 장편소설 연재 환경이 아직까지 작가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작품 수준 정체를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소설가들이 상업적 압력에 밀려 설익은 작품을 양산하는 등 이 같은 추세가 굳어질 경우 한국문학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낭중지추'의 작품들이 유난히 돋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인지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올릴 후보작으로 어렵지 않게 단편소설 2편과 장편소설 3편을 추려냈다.

김사과씨의 단편 '움직이면 움직일수록…'은 원인 모를 분노에 끌려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회사원을 거친 질감의 필치로 묘사하며 부조리에 포획된 현대인의 실존을 적절히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전성태씨의 단편 '소녀들은 자라고…'는 부모의 불화로 내면에 깊은 상처를 입은 채로, 외지에서 온 소녀와 풋사랑을 나누는 소년의 성장기를 담담하면서도 구성지게 서술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장편으로는 셋방을 전전하면서도 삶을 긍정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20대의 이야기를 활달하고도 정교하게 그린 김미월씨의 <여덟 번째 방> , 사회 부적응자나 다름없는 중년의 3남매가 한꺼번에 칠순 노모의 집에 기거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능란한 입담으로 펼쳐보인 천명관씨의 <고령화 가족> , 순수한 심성을 지닌 남녀의 연애담을 통해 세계의 폭력성과 비정함을 시적인 문장으로 묘파한 황정은씨의 <백(百)의 그림자> 가 각각 본심에 올랐다.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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