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7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권양숙 여사와 만났다. 취임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지난달 6일 첫 방문 때는 권 여사가 미국 방문 중이어서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다. 봉하마을을 잇따라 찾은 것은 친노세력을 껴안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사저를 방문한 손 대표를 반갑게 맞았다. 권 여사가“축하 드린다. 큰 짐 맡으셨다”고 말하자, 손 대표는 “제가 질 수 있는 짐보다 훨씬 더 큰 짐을 졌다”고 화답했다.
손 대표는 검찰의 국회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사태를 거론하면서 “지금 전개되는 정국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더욱 생각난다”며 “이 정권이 의회를 짓밟고 하니까, 민주주의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권 여사도 “(과거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손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세우고자 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각오를 새롭게 하겠다. 정권교체를 통해 대통령이 못다 이룬 뜻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권 여사는 “민주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더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 대표가 지난달 노 전 대통령과 껄끄러웠던 과거 시절의 언행에 대해 사과했기 때문인지 이날은 두 사람간 ‘구원’에 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 손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 노 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불렀고, 노 전 대통령은 그런 그를 “보따리 장수”라고 비난했었다.
한편 손 대표는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원외 대변인 배석 문제를 놓고 박지원 원내대표와 설전을 벌였으나, 주말을 거치면서 상당 부분 갈등을 봉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압수수색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당시 의총에서 박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최측근인 차영 대변인을 향해 “현역 의원이 아닌 사람은 나가 달라”고 이례적 요구를 했고, 이에 손 대표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간 갈등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손 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잘 나눴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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