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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SK에너지, 축구 경영으로 사회와 함께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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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SK에너지, 축구 경영으로 사회와 함께 호흡

입력
2010.11.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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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백석인조잔디구장에서는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10대 소년들이 한마음이 되는 데는 축구공 하나면 충분했다. 이제 각종 대회에 공식적으로 후원을 받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소년들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했다.

이날 축구시합은 다문화 가정 자녀들로 이루어진 ‘행복날개고양다문화FC’의 첫 경기. SK에너지는 고양시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전국 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 고양시청 등과 손을 잡고 국내 대기업 중 처음 다문화 가정 축구클럽 지원에 나섰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다문화 가정 유소년 축구 클럽 지원에 대해 “축구는 성장기 청소년을 위한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울 수 있는 동시에 다문화 가정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의 축구 경영은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것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올 2월 SK에너지의 프로축구단인 제주유나이티드FC의 구단주로 취임한 구자영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제주도를 찾았다. 그는 변명기 축구단 사장 등 임직원과 함께 축구단과 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서귀포시에 있는 사회적 기업 ‘평화의 마을’을 찾아 사회봉사활동을 벌였다. 구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제주도를 찾아 축구단이 지역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2010시즌 홈 경기에서 제주 출신 선수가 골을 넣거나 어시스트, 무실점 경기를 펼치면 해당 선수 이름으로 100만원씩 ‘제주사랑 적립금’을 모으고 있다. 쌓인 돈은 연말에 제주 농수산물 구입 및 소외계층 지원에 쓸 계획이다. 제주는 지난 시즌에도 흰사슴 슈팅 기부금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쳤다.

SK에너지는 축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제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2007년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에 최신 시설의 클럽 하우스를, 2009년에는 클럽하우스 내 천연잔디 전용 축구장 2면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췄다. 또 지난해 K리그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홍정호를 선발하는 등 제주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고 올해는 서귀포고와 U-18팀 운영에 관한 협약을 맺고 프랜차이즈 스타 키우기에 나섰다.

SK에너지의 끊임없는 투자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축구단의 노력은 올해 놀라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2007년 11위, 2008년 10위, 지난해 14위로 창단 이래 하위권에서 맴돌던 제주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K-리그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서울FC와 승점 2점 차이. 경기장을 찾는 사람도 늘었고 K리그와 제주유나이티드에 대한 지역 주민의 대화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스포츠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지속성과 신뢰성에 기반한다고 생각을 한다. 기업홍보는 그 다음이라고 강조한다. 제주유나이티드가 기업 소유의 다른 K리그 축구단과 달리 회사 이름이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어떤 수식어도 없이 축구단 이름을 정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구 사장은 스포츠를 통한 지혜를 기업경영에 활용한다. 그는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이던 올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축구경영론’을 설파했다.

‘축구광’으로도 소문난 그는 남아공 월드컵때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를 언급하면서 “사실 개인기나 스피드, 방향 전환 같은 능력만 보면 펠레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가 축구황제가 된 것은 그라운드를 뛰는 나머지 21명의 선수를 한 눈에 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도 축구처럼 전체 국면을 읽어야 한다”며 “나머지 경쟁사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움직이는 지 파악하고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축구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프로축구가 출범하던 1983년 할렐루야와 더불어 유일한 프로축구팀을 창설해 리그에 참여한 국내 최장수 기업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스포츠를 단순히 이기고 지는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30년 가까이 팀을 운영하기가은 어렵다”며 “스포츠라는 영역이 사람과 사회에 얼마나 기쁨을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다 보니 지금의 성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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