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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도 시집 '어느 인생' 나와/ 등단 48년 깊어진 사유, 순수 언어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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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도 시집 '어느 인생' 나와/ 등단 48년 깊어진 사유, 순수 언어로 승화

입력
2010.11.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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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도(72ㆍ사진) 시인이 열세 번째 시집 (문학의전당 발행)을 펴냈다.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유년으로 상징되는 원형적 삶에 대한 동경과, 평화와 안식을 지향하는 기독교적 사유에 바탕한 순수 서정시의 세계를 일관되게 펼쳐왔다.

시집에 수록된 53편의 시에서 시인은 한결 순연해진 노년의 사유를 펼친다. ‘이제야 내 뒷모습이/ 보이는구나/ 새벽 안개 밭으로/ 사라지는 모습/ 너무나 가벼운 걸음이네/ 그림자마저 따돌리고/ 어디로 가는 걸까’(‘어느 인생’)

자연과의 교감이 깊어지면서 그는 잠귀로 새벽 안개가 밀려드는 소리까지 듣는다. ‘어둠을 헤치고 밀려오는/ 파죽지세/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들을 점령하고/ 아_벌써 당도했구나/ 마을 앞 연못에 세수하고/ 골목골목으로 들어와/ 마당 꽃밭에 숨는/ 너의 정체를’(‘안개’에서)

그의 문학적 개성을 도드라지게 하는 종교적 사유를 담은 시도 여러 편. ‘누가 내 생명을 주셨는가/ 누가 나에게 시간을 주셨는가/ 아침, 나팔꽃에 앉은 이슬이/ 햇살과 교감하는/ 저 투명한 생명은 누가 주셨는가’(‘생명의 비밀’)

박씨의 시와 산문, 시세계에 대한 평론을 총 8권으로 묶을 예정인 1차분 4권도 이번에 출간됐다. 박씨가 23년 간 교수로 재직했던 모교인 경희대 출신 후배 문인 김종회 박주택 신덕룡 이문재씨 등이 편집에 참여했다. 박씨는 전집 서문에 “일상의 언어, 죽은 언어마저 낚아 생명을 불어넣는 주술적 언술을 꾀했던 세월이었다”며 “천방지축으로 영혼의 자유 의지를 마음껏 펼쳐 보았으나 필부지용(匹夫之勇)의 인생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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