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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 균형성장 기업의 역할' 주제 점검/ <상> 무역·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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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 균형성장 기업의 역할' 주제 점검/ <상> 무역·녹색성장

입력
2010.11.0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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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개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의 미래상을 모색하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개막 총회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회의의 주제는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

금융 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경기 부양에 힘을 쏟아 왔지만 재정 적자가 커지자, 이젠 민간 부문에서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비즈니스 서밋의 4가지 의제인 무역,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은 이미 기업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된 상태다. 의제별로 전 세계 경제가 직면한 문제점이 무엇이며, 어떤 해결책이 이번 비즈니스 서밋에서 제시돼야 할 지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 무역/ 보호무역 철폐 기업이 앞장서자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이 겉으로는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실제로는 직ㆍ간접적 무역 장벽을 더 높여온 것으로 드러나, 이번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선 실질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러한 조치가 강구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합의나 선언이 나와도 결국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우려이다.

7일 세계적 민간 무역 연구 기관인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TA)와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가 2008년11월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이후 지난 9월까지 G20 국가에서 새롭게 도입된 무역 제한 조치는 무려 645건이나 된다. G20은 2009년 4월 런던, 2009년 9월 피츠버그, 20010년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서도 새로운 무역 및 투자 장벽 설치 또는 수출 제한 조치 등을 자제할 것과 보호주의 저지공약(standstill)을 연장(2013년까지)할 것 등을 결의한 바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금융위기 이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 강화해 왔다는 얘기다.

이러한 국가의 보호무역 움직임은 다른 나라의 경제를 희생시키면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 세계 무역과 투자 활성화를 크게 저해한다는 게 GTA와 전문가들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이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영토 분쟁이 발단이 되긴 했지만 중국이 지난달 일본에 대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이러한 무역 전쟁은 환율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 각국 보호무역주의를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강구될 수 있을 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와 함께 외국인직접투자(FDI) 촉진 방안 등도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FDI에서 개발도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7%에서 지난해엔 43%로 증가했다. FDI가 전 세계 경제의 활력소가 된 것. 그러나 2005년 이후 투자 유입을 규제하는 조치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점검과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또 고용창출 측면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공헌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잠재력을 어떻게 발휘시킬 것인가도 다뤄야 할 소주제다. 성백웅 한국무역협회 박사는 “금융위기에도 전 세계 경제가 1930년대처럼 대공황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데는 국제 공조를 통해 극단적인 보호무역으로 치닫는 것을 막았던 것도 한 몫 했다”며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이러한 지혜가 다시 한번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 참여 기업인 논의 의제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의 첫 의제인 무역투자 분과에선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이 '무역 확대 방안', 구본무 LG 회장이 '중소기업 육성'이란 소주제 아래 우리나라의 경험과 입장을 토대로 글로벌 최고 경영자(CEO)들과 국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정 회장은 최근 세계 경기의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한 무역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다. 특히 민간 부문의 무역을 활성화를 위해 무역 금융 확충 등 개선 방안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발효를 앞두고 있는 한 EU FTA와 막판 조율 중인 한미 FTA와 대해서도 의견을 발표한다. 정 회장은 최근 세계 자동차 톱5에 진입한 현대ㆍ기아차의 경험과 성장 전략도 소개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세계 최고 기업의 경영자들을 상대로 한 정 회장의 이번 발표로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와 기업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기업 차원의 국제협력에 대해 견해를 밝힌다. 그는 이 자리에서 LG가 펴고 있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전략 등을 알릴 예정이다. 구 회장은 특히 연구ㆍ개발(R&D) 및 고용 창출 차원에서 중소 기업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정보부족, 자금부족, 경험부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자신의 철학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 녹색성장/ 지구와 인간 공존의 길 열어라

'녹색'은 더 이상 '자연보호'만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다. 이미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건전한 지구촌의 대물림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글로벌 의제다. 녹색은 또 무궁무진한 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새로운 산업이기도 하다.

'녹색성장'이 G20 비즈니스서밋 4대 의제의 한 자리를 차지한 이유들이다. 이번 회의에서 민간기업과 각국 정부가 함께 논의해야 할 과제는 이 의제에 포함된 세 가지 소주제에 반영돼 있다.첫 번째 소주제는 에너지 효율 향상. 이미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의 대기오염 등 부작용은 심각한 국제 문제가 되고 있다.

브릭스(BRICs) 국가 등 거대 신흥공업 국가들의 본격적인 경제 개발로 인한 에너지 소비량 증가도 지구적 문제다. 국제기구 등에서는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이 소그룹에서는 보다 적은 양의 연료를 사용해 보다 많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논의할 전망이다.

두 번째 소주제는 신재생에너지와 저탄소에너지 사용 확대 방안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자연 에너지, 바이오디젤로 대표되는 새 에너지원 개발 등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생산 비용이 너무 커 신재생에너지 등의 양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방안과 글로벌 협력을 통한 민간 기업들의 새 에너지 사용확대 방안 등이 이번 회의에서 심도 있게 토론될 예정이다.

마지막 소주제는 녹색일자리 창출이다. 세계 각국이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녹색산업은 새로운 '고용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영역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녹색산업 성장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녹색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올바른 경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회의 과정에서 녹색일자리를 성공적으로 창출한 각국의 모범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며 지속적인 녹색산업 성장과 고용창출을 위한 시장환경 조성 및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방안도 논의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는 "녹색성장이 성공하려면 전 세계가 지구를 공동체로 인식해야 하는데 이는 기업의 산업적 추진력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고, 정부의 정책만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다"라며 "각국 정부와 민간기업, 나아가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구체적 행동방안을 만든 뒤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 참여 기업인 논의 의제

녹색성장 의제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최태원(사진) SK 회장이다. 그는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신재생에너지'소주제 워킹그룹의 의장(컨비너) 역할을 맡는다. 최회장은 이미 워킹그룹 참가 기업 관계자들과 전화나 화상을 통해 수 차례 회의를 진행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해당 기업 CEO들의 대리인들을 서울로 초청하는 등 활발한 사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 효율'소주제에 대해 논의를 벌이는 정준양(사진) 포스코 회장은 지난 10년간 에너지 회수 설비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에너지 효율 향상에 앞장 서 온 포스코의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화공학 박사인 허동수(사진) GS칼텍스 회장은 물을 만난 격이다. 역시 에너지효율 소주제 토론에 참석하는 그는 보고서 작성 작업을 통해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하는 등 전문가 다운 면모를 보일 예정이다.

이미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민계식 회장은 녹색일자리 소주제 토론에 참여한다.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풍력 사업을 통해 단기적으로 2,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 민 회장은 토론 과정에 적극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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