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5일 오전 종료됐다.
남측 상봉 신청자 93명과 북측 가족 203명 등 2차 이산가족 상봉단은 이날 오전9시부터 1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갖고 아쉬움 속에 60년 만의 짧은 재회를 마무리했다. 2차 상봉단을 통틀어 최고령인 남측 김부랑(97ㆍ여)씨는 일시적인 건강악화로 작별상봉 자리에 나오지 못했다.
작별 시간이 다가오자 상봉장은 금새 눈물바다로 변했다. 상봉 기간 동안 비교적 감정을 잘 추스리던 북측 가족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기약 없는 이별을 아쉬워했다. 북측 아들을 만난 지달수(93)씨는 “내 나이가 많아 언제 세상을 뜰지 모르지만 아들을 만난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다”며 “서로 통일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는 총 830명의 남북 가족들이 참석해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상봉이 본격화한 이후 18번째 만남이며,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9월 열렸다.
그러나 이번 상봉이 1회성 행사로 그칠지 상봉 정례화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는 이산가족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만큼 상봉 정례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 이산가족정보시스템에 등록된 8만3,000여명의 이산가족 가운데 80세 이상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5일 열릴 남북 적십자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6,27일 개최된 적십자회담에서 매월 남북 각 100가족 상봉과 5,000명 생사ㆍ주소 확인 작업 등을 하자고 북측에 제의했으나 북측은 상봉 정례화를 금강산관광 재개 및 대북 식량 지원(쌀 50만톤, 비료 30만톤)과 연계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북측이 차기 적십자회담에서도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북측 단장인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상봉 정례화를 묻는 남측 취재진의 질문에 “그 문제는 연계되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이미 남측에 전했다”며 대북 지원과 관광 재개 요구를 우회적으로 되풀이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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