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재집권 전략' 7개월간 인터뷰
진보 집권 플랜/ 오연호ㆍ조국 지음
이명박 정부가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국정 지지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진보세력은 다급하다. 이들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정권의 창출이다. 오마이뉴스 대표 출신의 언론인 오연호씨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를 인터뷰해 진보세력의 재집권 전략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보수세력에 정권을 빼앗긴 원인을 “시민운동가건 정치인이건 교수이건 진보적 상상력을 키우는 것을 자제하면서 스스로 희망의 불씨를 꺼버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외국어고 폐지, 반값아파트 같은 의제들이 오히려 보수정치인들에 의해 제안되는 현실을 거론하며 진보세력의 뼈저린 반성을 요구한다.
7개월 간에 걸친 심층 인터뷰 끝에 저자들은 교육, 일자리, 출산정책, 남북문제, 검찰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보적 상상력을 발휘할 것을 주문한다. “인권이 밥 먹여주냐, 민주화가 밥 먹여주냐, 진보가 밥 먹여주냐”는 보수세력의 비판에 “진보는 밥 먹여줍니다”라고 분명히 답할 수 있어야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오마이북 발행ㆍ328쪽ㆍ1만5,000원.
이왕구기자 fab4@hk.co.kr
● 라오스 몽族 리아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리아의 나라/ 앤 패디먼 지음
간질, 당사자와 가족에겐 심각한 질병이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선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적절한 약물 투여와 세심한 주의만 따른다면 일상과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간질은 <리아의 나라> 주인공 리아에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리아의>
리아는 라오스 고산지대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소수민족 몽족 출신이다. 그의 부모는 라오스 정부의 핍박을 피해 미국으로 온 난민이다. 캘리포리아에서 태어난 리아는 생후 3개월 만에 발작을 일으키며 불행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든다. 의사들은 리아의 병을 간질로 진단했지만 그의 부모는 '영혼에게 붙들려서 쓰러졌다'고 단정한다.
의사들은 복잡한 약물치료 처방을 내리고, 리아의 부모는 떠도는 혼을 달래 데려온다는 전통 민간요법도 쓰기로 결심한다. 언어장벽과 불신, 문화적 차이는 결국 리아의 대뇌 기능 완전 상실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낳는다.
잡지 편집자 출신인 저자가 9년 동안 취재해 집필했다. 미국을 돕다 버림받은 몽족의 아픈 과거 등을 촘촘하게 담았다. 이한중 옮김ㆍ 월북 발행ㆍ492쪽ㆍ1만6,8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이슬람 침입이 중세 유럽을 탄생시켰다
마호메트와 샤를마뉴/ 앙리 피렌 지음
세계사 교과서엔 서로마제국의 몰락과 게르만의 침입이라는 사건이 오늘날의 형태를 띤 유럽의 기원으로 설명돼 있다.
20세기 초 '새로운 역사학'이라 일컬어진 아날학파의 태동에 큰 영향을 끼친 앙리 피렌(1862~1935)은 그러나 고대 지중해 문명의 종말과 중세 유럽의 탄생 과정에 가장 결정적인 사건으로 이슬람 세력의 침입을 꼽는다. 그는 게르만의 이동에도 불구하고 로마 세계는 유지됐고 사람들을 고대 질서 속에서 살았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은 '피렌 테제'로 불리며 역사학계에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피렌의 유작으로 발간된 이 책은 저자가 수도원의 문서부터 법률서, 공문서, 문학작품, 상인들의 장부 등 갖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피렌 테제를 정립하는 작업을 담고 있다.
서지중해가 이슬람 세력의 수중에 떨어진 뒤 유럽의 중심축이 북방의 게르만 지역으로 옮겨가게 된 과정, 교황이 비잔틴 황제와 결별하고 새로운 왕조와 제휴하며 중세 사회를 지배하게 된 내막 등이 상세하게 기술된다. 강일휴 옮김. 삼천리ㆍ384쪽ㆍ2만5,000원.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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