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어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충남 유성에서 개최한 전국종교인교류대회에서 7개 종단 대표 관계자 200여명은 종교 간의 평화와 공존을 촉구했다. 이들은'종교평화는 우리사회의 소중한 가치입니다'라는 선언문을 채택하고, 종교평화를 위해 종교계는 물론 시민사회와 정ㆍ관계가 진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타 종교 폄훼행위로 논란이 된 '봉은사 땅밟기'에 대한 우려와 자성도 나왔다. "종교적 지성과 양심에 비추어보면 이웃을 배척하는 자세와 행위는 이기적이고 무례하고 무지한 행동일 뿐"이라며 종교 배타주의에서 벗어나 '다름'을 포용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자고 다짐했다.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궁극적으로 하나이며 같다. 종교마다 표현만 다를 뿐, 인간(이웃)에 대한 사랑과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 거기에는 '나와 다른 종교와 종교인'도 포함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네덜란드 출신 역사학자 헨드릭 빌렘 반 룬이 쓴 은 얼마나 많은 인류 역사의 비극적 사건들이 종교적 적대감과 불관용에서 나왔는지 말해준다.
우리나라는 모든 종교가 존중되는 다종교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예한 정치, 이념, 계층 갈등과 맞물려 다른 종교를 적대시하는 행위들이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고 있다. 종교인들이 한 번 모여 선언문을 채택하고, 공존과 평화를 외친다고 쉽게 그것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 신자들 각자 맹목적 도그마에서 벗어나 최고(宗)의 가르침(敎)으로서 종교의 근본 정신과 양심을 성찰하고 실천해야 한다. 사랑과 자비와 인(仁)은 서로 다른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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