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은 오늘이 아닌 내일을 보려고 노력한다. 미래 사회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 변화의 틀에 맞는 조직과 생각의 틀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거듭한다. 그런 뜻에서 모처럼 좋은 책, ‘마켓 3.0’을 만났다.
‘마케팅의 아버지’, ‘최고의 비즈니스 사상가’로 유명한 필립 코틀러 박사는 이 책에서 산업혁명을 거쳐 생산기술의 발달이 토대가 된 제품중심의 시대를 1.0 시장이라 칭하고 정보화 기술과 인터넷으로 태동한 소비자 지향의 시대를 2.0시장이라 명명했다. 그러나 개인이나 집단 간의 연결성과 상호 작용성을 쉽게 해주는 뉴웨이브 기술이 동력이 되고 있는 이후의 시대를 가치주도의 3.0시장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켓 3.0의 핵심 키워드는 협력, 문화, 영성(靈性)이다. 주주와 협력사, 직원, 소비자 등과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 방향의 열망을 갖고 있는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여기에 맞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 기업은 공동체의 현안들을 이해하고 글로벌 시민의 우려와 열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도덕성과 영성의 밑바탕 위에 발현되는 창의성도 중요하다.
3.0시장에서 기업 문화의 중심은 무엇일까. 바로 도덕성이다. 그것은 직원들의 공유가치와 공동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업 문화는 직원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직원들은 이를 다시 사회 전반에 확산시킨다.
전통적 기업은 시장의 수요와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다. 성장 후에는 ‘가치 있는 대의’를 위해 기부를 한다. 이는 기업이 사회문화적 발전을 이끄는 엔진이 되어주길 희망하는 많은 소비자들의 요구와 맞닿아 있다. 따라서 공익이나 사회적 문제해결에 대한 공헌도에 따라 기업을 판단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CEO는 늘 기업을 인간중심으로 운영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업의 마케팅은 단순한 프로모션이나 세일즈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한번 보고 덮을 책이 아니다. 몇 번씩 반복하여 읽으며 스스로의 가치와 회사의 비전을 되짚어 보게 하는 경구와도 같은 책이다. 필자가 사무실은 물론 침대 위에 올려 놓고 거울처럼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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