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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한국 건축학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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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한국 건축학도들

입력
2010.11.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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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밤낮없이 주말까지 ‘미용실(美用實)’에서 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구현한 건축을 추구한다는 취지로 이름 붙인 ‘미용실’은 한양대 건축학부 4학년 박영국(27), 김대현(26), 최진규(28), 김원일(30)씨가 학교 근처에 마련한 건축연구실이다. 통학시간이 아까워, 언제 어디서든 건축과 관련한 서로의 의견을 편하게 나누기 위해 각자가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보증금 2,000만원 월세 80만 원짜리 공간을 마련할 만큼 건축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 이들이 세계적 권위의 건축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차지했다.

5일 한양대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달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벨룩스 국제학생건축공모전'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국제건축가연맹(UIA)에서 2년에 한 번 주최하는 벨룩스 공모전은 올해 55개국 280개교에서 678개 팀이 응모할 정도로 규모와 권위 면에서 학계 최고 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아시아권에서 대상을 받은 것도 이들이 처음이다.

수상작인 ‘뫼비우스의 띠를 이용한 빛의 은하수’는 여러 개의 꼬인 띠로 천장을 씌운 광장 설계작품이다. 별도의 광원 없이 띠의 꼬인 부분을 움직여 광장에 닿는 햇빛을 다양하게 조절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박씨는 “벽이나 천장 등 기계적으로 빛을 통제하지 않고 자연광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토미이 마사노리(62) 지도교수는 “30여 년간 일본과 한국의 많은 건축학도를 가르쳤지만 이번 작품은 학부생이 만든 것으로는 정말 수준이 높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분주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박씨 등은 이번 수상을 발판 삼아 ‘미용실’을 세계 최고의 건축설계 스튜디오로 빛나게 밝히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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