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국토해양부와 함께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가 건설되면 수도권 전역은 1시간 생활권이 된다. 경기도 어디에서나 서울 종로 등 중심부에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도는 이에 대해 "교통혁명이며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철도 건설사업은 도민의 찬성 우세속에 일부에서는 여전히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국토해양부도 아직까지 사업추진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어 착공시기 등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GTX란?
'Great Train eXpress'의 줄임말이다. 지하 40~50m에 건설된 터널 속을, 평균 시속 100㎞(최고 시속 200㎞)로 달리는 광역급행철도를 뜻한다.
도는 지난해 4월 ▲고양 킨텍스~화성 동탄신도시 ▦의정부~군포 금정 ▦청량리~인천 송도 등 3개 노선(총 연장 174㎞) 건설 계획안을 마련, 국토부에 제안했다.
사업은 2012년 착공, 2016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체 사업비는 13조9,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민자 사업으로 전환해 정부ㆍ도와 민간사업자 출자 비율이 5대5로 조정될 경우 전체 사업비는 예상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왜 필요한가
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교통혼잡비용은 14조5,000억원(2007년 말 기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국(25조9,000억원)의 56%나 차지하는 셈이다. 도는 또 철도는 승용차에 비해 이산화 탄소 배출량이 6분의 1, 에너지 소비량은 8분의1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강조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도로통행 속도는 1998년 시속 40.8km 수준에서 2006년 시속 29.7km로 줄어드는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도로교통 위주의 교통 대책이 아닌, 철도 중심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개 노선 완공 시 기대효과
3개 노선이 완공될 경우 하루 이용객이 76만명에 이르고 이로 인해 하루 38만대의 승용차 통행량이 줄어드는가 하면 교통 혼잡 비용도 연간 7,000억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도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화성 동탄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현재 승용차로 66분 가량 걸리지만 GTX로는 18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삼성역-고양시 일산까지 현 83분에서 22분으로, 삼성역-신도림역까지 31분에서 13분으로 통행시간이 대폭 감소된다.
또 연간 150만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되며 5,800억원의 에너지 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일자리도 26만개나 창출(27조원 규모)되며 개통 후 30년간 53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편익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도는 전망하고 있다.
거시적으로는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하나로 묶는 수도권 광역화 현상을 구축해 결국 베이징, 도쿄 등 주변 주요도시와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지하철과 뭐가 다를까 ?
기존 지하철은 역간 거리가 짧고 노선 굴곡이 많아 통행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GTX는 역간 거리가 길고 되도록 직선으로 연결할 계획이어서 통행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실제로 기존 지하철이 평균 1~1.5km간격으로 역이 설치돼 있는 반면, GTX는 평균 10km간격으로 역이 들어선다.
평균 속도도 기존 지하철이 시속 30-40km인데 반해 GTX는 시속 100km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극심한 교통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계획돼 있는 3개 노선을 동시 착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용 요금 체계는?
올해 9월 국토해양부의 GTX타당성조사 공청회에서 한국교통연구원은 GTX요금을 '기본요금 1,800원(10km), 이후 km당 40원씩 추가'라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 경우 평택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4,000 안팎의 요금이 책정된다. 현 광역급행버스나 시외버스 등 다른 대중 교통 수단 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다른 나라에는?
프랑스 파리의 RER(광역급행전철)은 시속 60km 가량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광역 급행철도로 알려져 있다. 이미 1969년에 기존 교외 노선들을 통합, RER망을 구축함으로써 지하철의 보완 기능을 하고 있다. A노선 등 5개 노선이 개통돼 운영 중이다. 반면, GTX는 최고 시속 200km, 평균 시속 100km에 육박할 것으로 예정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 외에 일본 도쿄 사철(JR,민간운영)도 변형된 형태의 광역 급행철도로 분류된다. 영국 런던의 경우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추진중인데, 201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찬성 속 반대도 여전
GTX건설에 대해 도민, 특히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GTX건설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지난 4월 만 20세 이상 도민 1,01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64.6%가 'GTX의 조기착공이 시급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강남~동탄 노선을 우선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민 69.2%가 3개 노선 동시착공에 동의하기도 했다. 김문수 지사와 경기도 역시 변함없는 강력 추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도는 경기개발연구원과 함께 이 철도의 조기 건설과 적정 요금 산출, 일자리 창출 연계 방안 등을 찾기 위한 별도의 포럼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1개 노선 우선 추진 의사를 밝혔던 국토부는 이 철도 건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은 조속한 시행을 요구하는 반발 움직임 마저 보이고 있다.
도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GTX 건설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따져보겠다"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이 철도의 '빨대 효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인근 도시들의 베드타운화를 지적하며 지하 깊은 곳에서 사고 발생 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개통 후 수익 악화로 인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적자 보전 문제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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