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계의 ‘넘버3’ 자리를 내놓게 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70) 하원의장이 선거 결과에는 아쉬움이 크지만 “후회는 없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3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은 “정당집회를 거치고 가족들과도 논의해 향후 거취를 정할 것”이라며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민주당의 하원 참패로 의장 자리는 물론, 의원직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승리했지만 하원의장이 자신의 소속 정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으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관례 때문이다. 미 언론에서는 이번 선거의 최대 패자로 펠로시 의장을 꼽고 있다.
4년 전 첫 여성 하원의장에 오른 펠로시 의장은 미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부상,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했다. 건강보험개혁법안 통과를 주도하면서 ‘건보개혁의 화신’으로 찍혀 공화당의 눈엣가시가 됐는데, 선거 기간 공화당의 최대 포화를 받았다. 마이클 스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은 ‘펠로시를 해고하라’는 슬로건을 단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기까지 했다.
한편 펠로시는 자신의 자리를 넘겨받을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에 대해서 응원을 보냈다. 그를 “친구”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한 펠로시 의장은 “미국인들을 위해 그가 잘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보냈다. 펠로시는 미식축구팀 캘리포니아 레드우즈팀 구단주이자 부동산 재벌 남편과 볼티모어 시장, 하원의원을 지낸 부친을 둔 상류층 출신이다. 때문에 가난한 시골출신으로 세일즈맨에서부터 하원의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베이너와 여러면에서 대조적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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