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잎이 피는 시기는 빨라지고 한대림은 사라지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갯벌 면적 감소가 우려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강 하구 갯벌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결과는 국립환경과학원이 기후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조사해 3일 발표한 '국가 장기 생태연구'에서 드러났다.
서울의 참나무류(신갈ㆍ갈참ㆍ졸참ㆍ떡갈ㆍ상수리ㆍ굴참나무) 잎이 열리는 시기는 1996년 4월 16~30일에서 2009년 4월 4~15일로 12~15일 빨라졌다. 이 기간 서울 지역의 평균 기온은 0.34도 상승했다.
잎이 난 뒤 다 자라는 시기도 일러져 2009년에는 96년(5월 14∼28일)보다 18∼20일 이른 4월 26일∼5월 8일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고유 한대림인 지리산 구상나무림는 기후변화에 따라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1,000㎙ 이상 고산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구상나무 서식지를 항공사진과 위성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분포 면적이 81년 262㏊에서 2007년 216㏊로 18% 감소했다.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갯벌 면적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 하구와 낙동강 하구, 순천만 및 함평만에 대한 예측모델링 결과,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2050년부터 갯벌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75년 한강 하구는 99.3%(1만3,797㏊)가 줄어들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함평만과 순천만, 낙동강 하구 갯벌도 각각 20.2%(184㏊) 7.8%(37㏊) 38.1%(74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온난화는 도시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에 서식하는 까치는 2009년 암수 한 쌍의 번식성공율이 평균 1.93마리로 지난 12년간 전체 평균인 1.19보다 높았다. 까치 새끼의 건강상태지수도 1.74로 전체 기간의 평균인 1.58보다 높게 나타나 까치의 번식이 양과 질적 측면에서 모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장기 생태연구는 2004년~2013년 10년간 육상 분야(지리산 점봉산 등), 담수 분야(한강 낙동강 등), 연안 분야(함평만 등), 동물 분야(까치 등)으로 나눠 수행하고 있으며 생태 분야 전문가 300여명이 연구에 참여한다.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현상을 조사해 생태계 반응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 활용된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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