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일 북한의 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한편 남북관계에서 융통성 있는 자세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을 도울 G20 정상회의 개발 의제와 북한 지원 문제를 연결한 질문을 받고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빈국이기 때문에 북한 체제가 국제사회에 동참하게 되면 협조를 받을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이 중국식 모델로 국제사회에 참여하고 개방하는 조건을 갖추면 G20 개발 의제뿐 아니라 남북관계를 통해서도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정부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북한의 개혁·개방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재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책임 인정 등에서 북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성사 조건을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관한 발언은 삼갔다. 이번 회견이 남북관계가 아닌 G20 정상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G20 정상회의 이후 남북관계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이 대통령은 북한의 천안함 사태 사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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