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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길 분당… 지하도로 건설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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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길 분당… 지하도로 건설 힘드네

입력
2010.11.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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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수도권 단체장들이 추진하는 지하도로 건설 사업이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대부분이 단체장의 선거 공약 사항이지만 재정난 등의 벽에 부딪혀 사업지연이 잇따르자 주민들과 마찰까지 벌어지고 있다.

3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주택가. 집집마다 대문에 제물포길지하화추진위원회 명의로 '제물포길 지하화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A4 크기의 전단지가 붙어있다. 제물포길 지하화는 양천구 신월IC에서 여의대로까지 9.7㎞ 구간에 지하 50m 깊이로 왕복 4차로의 지하터널을 만드는 사업으로, 적격성 검사 등을 마쳐 올해 연말부터 민자사업(BTO)으로 추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건설위원회가 "현재 안으로는 교통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업변경을 요구해 지연되고 있다. 이명영 시의원은 "도로 중간에 나들목이 없어 또 다시 정체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절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분당 수서간 고속화도로 지하화를 추진중인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지하화 공사 촉구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교통체증과 소음 등의 이유로 경기 성남시가 이매동 매송 지하차도 일대 1.88㎞구간을 지하로 건설키로 했으나 현재 사업비 문제로 중단된 상태다. 성남시 관계자는 "판교개발이익금으로 공사를 추진하려고 했으나 이익금 산정이 늦어지면서 예상보다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도로 건설은 매력적인 공약 아이템 중 하나라 많은 단체장이 선거에서 활용하고 있다. 실제 도봉구 용산구 성동구 강남구 등 상당수 서울 구청장들은 도로 지하화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상당수 지자체가 사업비를 확보하지 않은 채 공약으로만 내걸어 실행이 안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강남구도 신연희 구청장이 선거 때 내세웠던 올림픽도로 지하화 사업이 사업비 과다 문제로 도로 상부에 테크를 설치해 공원녹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변경돼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인천시도 경인고속도로 일부 구간(서인천IC~가좌)을 지하화하는데 소요되는 1조원 규모의 재원을 조달하지 못해 최근 사업을 백지화했다. 서울시도 내년 초부터 용산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강변북로 양화대교∼원효대교 구간을 지하화하기로 했으나 용산개발이 늦춰지면서 개발을 미뤘다.

특히 사업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대부분 지자체가 재정투자 사업이 아닌 민자사업으로 지하도로를 건설해 추후 이용자들이 높은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선거 때 단체장 후보들이 무리하게 지하도로 건설 민원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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