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문근영(23)은 갈색의 웨이브 진 머리를 양쪽으로 늘어뜨린 채 두 손으로 발갛게 상기된 뺨을 매만지면서 “아~ 어렵네요”라며 긴 숨을 내쉬었다. 연극 무대를 뒤로하고 KBS 새 월화드라마 ‘매리는 외박 중’으로 다시 안방극장에 돌아온 그는 3일 오후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도 영락없는 ‘국민 여동생’의 모습이었다.
그의 올해 행보는 예년에 비해 많이 분주하다. 3월에는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사랑에 목마른 악역 은조 역에 도전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고, 드라마가 끝난 여름에는 연극 ‘클로져’에서 스트리퍼 여성 앨리스를 연기했다. 그리고 한 달 남짓한 공백 뒤에 돌아온 이 드라마에서는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힘겨운 삶을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위매리를 연기한다.
“특별히 활동을 많이 하게 된 이유는 없어요. 올해는 유난히 연기 욕심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욕심이 난다는 건 곧 재미있다는 얘기. “‘신데렐라 언니’에서 은조를 선택한 것이 이미지 변신을 위한 게 아니라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였듯, 이번 드라마에서 명랑한 캐릭터를 맡은 것도 예전 이미지로 돌아가려는 건 아니다”고 했다. 다만 “‘신데렐라 언니’나 ‘클로져’에서 맡은 역은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나 자신도 모르게 억눌려 있었던 것 같다”며 “숨통을 트고 싶어서 확 끌렸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 동안 배운 것도 많다. ‘신데렐라 언니’의 은조를 연기할 때는 “살아간다는 것, 가족, 사람의 마음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고 배운 것도 많다”고 했다. ‘클로져’는 첫 연극 무대였기 때문에 “무대가 낯설기도 했고, 연기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앨리스를 통해 사랑의 참된 의미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문근영은 이번 드라마에서 상대 배우인 장근석, 김재욱과 이중의 가상 결혼을 하게 된다. 실제 결혼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을까. “요즘엔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결혼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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