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신승남(66) 전 검찰총장이 인천 모아저축은행을 찾아가 경영진에게 폭언한 사건의 빌미가 됐던 대여금 청구 소송이 최근 "㈜은강엘앤디는 김상고(67) 모아저축은행 회장에게 63억원을 분할 지급한다"는 내용의 조정으로 일단락됐다. ㈜은강엘앤디는 신 전 총장이 골프장 설립을 위해 2005년 세운 법인으로, 현재 신 전 총장은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김 회장과 ㈜은강엘앤디는 이 같은 내용의 조정을 받아들이면서, 2011년5월까지 분할 지급하지 않을 경우 회사가 김 회장에게 미지급금과 더불어 10~20% 비율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해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2006년 11월~2009년 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골프장 부지 매입 비용으로 68억원을 빌려줬는데, 수차례 변제해줄 것을 촉구했음에도 이중 63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이 회사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 소송을 냈다.
신 전 총장은 김 회장이 소송을 낸 지 한 달 반 뒤인 6월 30일 자신이 주주로 있는 모아저축은행의 인천 본점을 찾아가 자신의 주식 일부를 다른 사람들에게 넘긴 뒤 주주명부 수정을 하는 명의개서(名義改書)를 요구했다. 하지만 절차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신 전 총장은 "이 은행 오너(김상고 회장)가 나한테 소송을 걸어왔는데 만약을 위해 나도 대비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등 은행에서 4시간여 동안 소동을 벌였다.
2001년 검찰총장에 오른 신 전 총장은 2002년 권력형 비리 사건인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사퇴하고, 특별검사 수사에서 공무상 기밀누설, 직권남용죄 등으로 기소돼 2007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후 2007년 말 사면ㆍ복권돼 그 이듬해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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