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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별을 쏜다] 태권도 63kg급 대표팀 막내 이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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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별을 쏜다] 태권도 63kg급 대표팀 막내 이대훈

입력
2010.11.0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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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다섯 살 때부터 태권도장에서 놀았다. 젊은 시절, 선수로 활동한 아버지가 관장이었다. 도복은 입었지만 어설펐다. 아버지는 정권 찌르기, 돌려차기를 하며 나뒹구는 아들이 마냥 귀엽기만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몸에 꼭 맞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니어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고교 3년생인 현재,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선수권 등 국제무대보다 국내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태권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쳤다. 남자 고교생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 것은 처음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발차기'를 선보일 63㎏급의 대표팀 막내 이대훈(18ㆍ한성고3)의 이야기다.

아버지에 이어 형도…, 태권도 집안

열 다섯 살이던 2007년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1위, 지난해 전국체전 1위 등 주니어 무대 최강자였던 이대훈이다. "그래도 시니어 무대는 녹록하지 않다." 이대훈을 향한 태권도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대훈은 지난 4월 2010년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 최종대회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6명의 대학, 실업 선배들을 차례로 상대해 경기당 평균 13.7점을 뽑으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2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이대훈은 "대표로 선발될 줄 몰랐는데 그 때 컨디션이 최고였다"며 수줍게 웃었다. 곱상한 외모에 숫기 없는 10대지만 상대와 일합을 겨루기 위해 경기장에 발을 들여 놓으면 먹이를 놓치지 않는 맹수로 돌변한다.

이유가 다 있었다. 아버지 이주열(40)씨에 이어 형 정훈(21)씨도 현재 경원대에서 68㎏급 선수로 뛰고 있다. '태권도 집안'의 피는 속일 수 없다. 아버지와 형은 최고의 조언자이면서 두려움의 대상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하려거든 제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광저우 가서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많이 해주시는데 개인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세요."

이대훈은 63㎏급 선수치고는 큰 편인 180㎝의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공격이 일품이다. 다만 스피드와 파워, 순발력이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인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보완하고 있다.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점을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가 메달 색깔을 결정지을 관건이다.

"큰무대 부담돼지만 종주국 자존심 지킬게요"

한국은 태권도가 첫 종식종목으로 채택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남자가 8체급 중 금메달 7개를 싹쓸이한 것을 시작으로 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남자 금4), 98년 태국 방콕 대회(남자 금6ㆍ여자 금5)에서 세계 최고로 군림했다. 특히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남녀 각각 8체급에서 금12개, 4년 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도 남녀 6체급에서 금9개를 합작, 5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대표팀은 이번 광저우대회에 남녀 각 6체급, 총 12명이 출전해 금메달 8개 이상을 획득, 6회 연속 종합우승을 노린다. 초반 금빛 분위기를 잘 타야 하는데, 그래서 이대훈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이대훈은 대회 이틀째인 18일 경기를 치른다. '금빛 낭보'를 전해야 남은 선수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은 공교롭게도 또래들이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날이기도 하다. "시합 당일이 수능시험 날이더라고요. 아시안게임이 제게는 수능이죠. 처음 서는 큰 무대라 부담이 많이 되지만 금메달을 반드시 따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킬게요." 이대훈은 용인대 진학이 결정됐다.

■ 이대훈은

● 생년월일 1992년 2월 5일

● 소속 한성고(용인대 진학 예정)

● 신장 180㎝

● 체급 63㎏

● 주특기 얼굴 돌려차기

● 태권도 입문 계기 다섯 살 때 도장 운영하는 아버지 영향

● 수상경력 2007년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1위, 2009년 전국체전 1위, 2010년 3ㆍ15기념 전국태권도대회 1위, 20회 용인대총장기 전국남녀고교태권도대회 1위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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