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그 곳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주변 세계에 대해 품고 있는 분노를 풀어주는 일이 필요하다.”(체피 보르사치니 저 에서)
마약과 가난에 포위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빵이 아니라 악기였다.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는 지난 35년간 30여 만 명의 삶을 바꿔 놓았다. 엘 시스테마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정명훈씨 부자는 정규 음악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젊은 연주자들의 지원자로 나섰다. 부산 소년의집 원생들로 이뤄진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와 정씨가 만든 청소년 오케스트라 미라클 오브 뮤직(MOM)의 첫 연합 공연 ‘나눔 콘서트’에 아들 민씨가 지휘자로 나선다.
1970년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의 아동복지 시설인 부산 소년의집에서 만들어진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가 정명훈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7년. 소년의집 기금 마련 음악회를 통해서였다. 이후 계속되는 무대에서 지휘봉은 정민씨의 손을 떠나지 않았고, 11월 22일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지휘로 이어진다. 이날 정명훈씨는 지휘대에서 내려와 실내악 협연자로 나선다. 김수빈(바이올린), 송영훈(첼로)과 협연할 베토벤의 ‘삼중협주곡’에서 피아니스트로 변신,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세종문화회관대극장. (02)542-4145
패션디자이너 이광희씨가 중심이 된 희망의 망고나무도 국내 대표적 예술가들과 함께 자선 콘서트 ‘희망의 망고나무’를 연다.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이 무대에는 사막의 모습 등이 3D 영상으로 펼쳐진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콘트라베이스 주자 성민제, 소프라노 신지화, 마임이스트 김종학씨 등이 함께한다.
수익금은 기근에 시달리는 수단의 톤즈 지역에 기부될 예정이다. 이씨가 지난해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해 탤런트 김혜자씨와 함께 방문했던 곳이다. 1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
한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달 15일 “베네수엘라의 운명을 바꾼 ‘엘 시스테마’를 한국화할 것”이라며 “소외지역 학교, 저소득층 학교, 학교 폭력이 만연한 학교 등 100여개 학교를 선정해 악기, 연습실, 강사 확보 등 현안을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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