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강남 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금리에 지쳐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자들을 붙잡기 위해 증권사들이 강남으로 잰 발걸음을 향하고 있는 것. 특히 대형증권사들은 현금동원력만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큰손 중의 큰손’들만을 상대로 한 특급 프리미엄 점포를 잇따라 세우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일 10억원 이상 투자하는 초우량자산가를 겨냥한 자산관리 및 라이프케어 서비스 ‘프리미어블루’를 선보이고,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프리미어블루강남센터’를 오픈했다. 이 센터는 강남권 프라이빗뱅킹(PB)점포 5곳을 통합해 자산관리전문가 40여명을 배치하는 등 규모에서 다른 증권사들의 초우량고객(VVIP)점포를 압도하고 있다.
프리미어블루는 고객마다 100%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연령, 직업, 가족구성, 투자선호 등에 따라 일반 고객과는 철저히 차별화된 재무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부자들의 최대관심사인 상속ㆍ증여ㆍ양도세 등 절세컨설팅은 말할 것도 없고, 주식 채권 부동산 및 예술품까지 모든 투자가이드를 제공한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10억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10만명의 자산이 270조원인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개인금융자산의 10%를 넘는다”며 “현재 8,000억원대인 강남센터 고객자산규모를 수년 안에 5조원대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강남 큰손 시장의 선두주자는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이들의 움직임도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예탁자산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UHNWㆍUltra High Net Worth)를 타깃으로 6월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난달 SNI호텔신라 등 2개 특화점포를 리뉴얼오픈한 데 이어 오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도 신규 개점할 계획이다.
대우증권도 강남 지역에 지난 1년간 자산관리점포인 WM클래스지점 3곳(강남ㆍ역삼역ㆍ한티역)을 추가하고 4월 청담동에 초고액자산가가 타깃인 PB클래스갤러리아 지점을 오픈하며 강남권 VVIP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행진이 장기화하면서, 강남 부자를 겨냥한 총성 없는 전쟁은 앞으로 격화할 전망. 메이저 증권사들이 증권위탁매매 중심 영업에서 탈피, 종합자산관리에 역량을 쏟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액자산가들이 몰려 있는 강남지역은 자산관리분야의 메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