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졸업생 중 일부를 매년 삼성전자의 정규직 직원으로 우선 채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가 미래의 기술 명장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마이스터고는 산업계의 수요에 맞춘 탄력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로 올해 21곳이 문을 열어 3,600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일 “삼성전자와 마이스터고 학생 우선 채용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며, 1학년 첫 신입생들이 졸업하는 2013년부터 채용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발 규모는 마이스터고 1학년 전체 정원의 3~5%인 100~180명이 될 전망이다. 내년 2월 채용 예정자를 선발한다.
채용 예정자가 되면 졸업 전까지 2년간 500만원 가량의 학업 보조비를 지원받게 되며 방학 중에는 삼성전자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된다. 삼성전자 측은 학업 성적을 토대로 학교의 추천을 받아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채용 예정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채용 대상 학교는 지역 사업장의 산업 특성과 각 마이스터고의 인력양성 분야 등을 고려해 내년 초 결정된다.
원기찬 삼성전자 전무(인사총괄)는 “단순 보조 인력을 뽑는 게 아니라 금형,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술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의미”라며 “고교 졸업자가 삼성전자에 입사하면 6년이 지나야 대졸 신입사원과 연봉이 비슷해지지만 우수 인재는 3년 만에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반도체, 에너지, 기계 등 유망 산업 분야의 특화된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는 학비 전액 면제, 희망 학생의 기숙사 생활, 장학금과 해외 연수 등의 혜택으로 2010학년도 첫 신입생 전형의 평균 경쟁률이 3.55대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산학협력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일부 학교의 일부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식으로 전문계고 활성화가 이뤄질 지 의문”이라며 “전체 전문계고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확대해 나가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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