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예멘발 미국행 항공화물에서 적발된 폭발물 소포로 전 세계가 테러 공포에 빠진 가운데, 배후로 추정되는 알 카에다가 지난 9월 소포 운송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뉴욕타임스(NYT)가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9월 예멘에서 미국 시카고로 향하던 책과 논문, CD와 여타 가사용품이 담긴 국제 소포를 의심화물로 분류하고 중간에 압류했다. 아라비아반도 알 카에다(AQAP)에 연관된 소포라는 정황을 포착한 것. 당시 이 소포들에는 폭발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배송지인 시카고 주소 또한 알 카에다와 연관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영국 이스트미들랜즈 공항과 아랍에미리티(UAE) 두바이 공항에서 예멘발 시카고로 향하던 폭발물 소포 2개가 발견되면서 9월 소포는 공격을 위한 예행연습일 가능성이 커졌다. 미 당국은 AQAP가 9월에 소포를 보내면서 화물운송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화물의 시간당 이동 상황과 위치 등을 파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이번 프린터 카트리지 폭탄 2개의 운송 경로를 예상하고 가장 큰 타격을 줄 폭발 타이밍을 계획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폭발물 소포 사건과 관련 미 정보당국은 소포에 기재된 수취인 주소는 유대교 회당의 옛 주소여서 현재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폭탄이 도착지가 아닌 기내에서 폭발하도록 설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증거다. 또 이스트미들랜즈 공항과 두바이 공항에서 발견된 소포엔 각각 400g, 300g의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TEN)이 발견됐는데 이는 “비행기 동체 두께의 두 배에 달하는 금속판도 구멍을 낼 수 있을 정도”라고 독일 폭발물 전문가는 밝혔다.
한편 1일 그리스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겨냥한 부비트랩 형태의 폭발물 소포가 적발되는 등 유사 테러 시도가 등장하면서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강경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와 프랑스는 예멘발 항공화물 반입을 전면 금지했으며, 지난달 30일 예멘발 화물기 운항을 금지했던 독일은 이날 추가로 예멘발 여객기마저 입국을 금지키로 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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