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일 서울대 법대 초청강연에 나섰다 학생들의 질문세례에 진땀을 흘렸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대 근대법학교육백주년기념관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경기도’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지사는 “역사의 큰 흐름은 법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시대 흐름과 민심을 정확히 파악해 최우선시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강대국에 둘러싸인 어려운 외교 상황에서 분쟁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질의시간이 돌아오자 학생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한 학생은 김 지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켜세운 것에 대해 “민주주의는 권력자가 독단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합의를 통해 결정하는 체제다. 국민을 설득해 이끌어내는 것이 지도자의 요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민주주의만 외치면 모든 게 정당화되느냐. 배고픈 사람에게 민주주의가 밥을 주진 않는다”고 되받았다.
이어 김 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을 공약으로 걸고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반대가 많아 4대강 사업으로 바꿨지만 이 사업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설명하자 다시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또 다른 학생은 “국민은 대운하 사업이 아닌 경제 살리기 정책을 보고 이 대통령을 뽑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대통령이 잘못한 점은 비판 받아야 하지만 잘하는 일은 손뼉을 쳐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밖에 “좌파에서 사상전환을 한 계기가 무엇이냐” “결과만 좋으면 정당한 결정이냐” 등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도 나왔다.
김 지사는 “지금껏 진행한 강연 중 가장 높은 수위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며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너무 반대만 하지 말고 긍정적 시각도 가지라”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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