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벌써 메이저리그 15년차. 두 차례 골드 글러브(2002, 2003년)와 3차례 실버 슬러거상(2000, 2002, 2003년)으로 화려한 날들의 연속이던 그의 전성기는 끝난 듯했다. 1996년 데뷔 후 플로리다-세인트루이스-보스턴-애틀랜타-디트로이트를 거쳐 작년부터 둥지를 튼 샌프란시스코는 그의 6번째 팀이었다. ‘저니맨’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피할 수 없었다. 작년 성적은 124경기 출전에 타율 2할5푼 5홈런 48타점, 올해는 사타구니와 이두박근 부상 등으로 72경기 출전(0.276 3홈런 22타점)이 전부였다.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는 내리막길. 그러나 2일(한국시간) 미국 알링턴의 레인저스 볼파크에서 끝난 월드시리즈의 주인공은 바로 그, 에드가 렌테리아(35ㆍ샌프란시스코)였다. 렌테리아는 2일 텍사스와의 5차전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를 쳤다. 그런데 그 안타 1개가 시리즈를 끝내는 결승 3점 홈런이었다. 2차전서도 결승 1점 홈런을 때려 5경기 타율 4할1푼2리(17타수 7안타) 6타점을 올린 그는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로써 렌테리아는 월드시리즈에서 MVP에 오른 역대 5번째 유격수가 됐다.
또 플로리다 시절이던 1997년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끝내기 안타로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던 렌테리아는 올해까지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결승타를 쳤다. 이는 루 게릭, 조 디마지오, 요기 베라 등 ‘전설’들만 갖고 있던 진귀한 기록이다.
생애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과 첫 MVP 타이틀을 얻은 렌테리아는 “믿기지 않는다. 이것이 인생인가 보다”라면서 “힘든 시즌이었지만,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란 믿음으로 스스로에게 포기하지 말라면서 채찍질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콜롬비아 바랑키야 출신으로 1992년 17세의 나이에 플로리다와 계약해 화제를 모았던 렌테리아는 2003년 콜롬비아 프로리그를 만들고, 작년에는 콜롬비아 리그와 북중미 독립리그와의 협약에도 앞장서는 등 야구장 안팎에서 콜롬비아 야구의 영웅으로서 맹활약하고 있다.
●에드가 렌테리아는 누구?
출생 1975년 콜롬비아 바랑키야
메이저리그 계약 1992년(계약금 1만6,000달러)
메이저리그 데뷔 1996년(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2위)
포지션 유격수
통산성적 타율 0.287 135홈런 887타점 290도루
월드시리즈 출전 3회(통산성적 0.333 2홈런 10타점)
2010 월드시리즈 성적 0.412(17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
주요경력 월드시리즈 우승 2회, 월드시리즈 MVP 1회
실버 슬러거상 3회, 골드 글러브 2회
올스타 선정 5회
양준호기자 pir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