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도 공짜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고 있다. 통신업체들이 스마트폰 대중화라는 명목으로가입자 유치를 위해 공짜폰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도 통신업체들에게는 남는 장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에서 4분기에만 10종의 저가 스마트폰을 쏟아낼 계획이며 KT, LG유플러스도 잇따라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들은 출고가가 50만~60만원대지만 각 20여만원인 통신업체와 휴대폰 제조사의 보조금이 지급되면 이용자들은 요금제 가입시 사실상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공짜 스마트폰 쏟아진다
SK텔레콤은 저가형 스마트폰인 HTC의 디자이어팝, 소니에릭슨의 X10미니, 모토로라의 모토믹스, 팬택의 미라크, SK텔레시스의 리액션폰, LG전자의 옵티머스원,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펄을 최근 출시한데 이어 모토로라의 조던, RIM의 블랙베리토치, 소니에릭슨의 X10미니프로를 이달과 다음달에 내놓는다.
KT도 저가형 스마트폰인 노키아의 익스프레스뮤직, 팬택의 이자르에 이어 이달 중 KT테크의 저가형 스마트폰을 추가로 출시한다. LG유플러스 또한 최근 LG전자의 옵티머스원과 팬택의 미라크를 내놓았으며 이달 중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저가폰을 각각 1종씩 더 내놓을 계획이다.
이 폰들은 모두 2년 약정 요금제에 가입하면 사실상 공짜로 제공된다. 공짜 스마트폰의 공통점은 스마트폰을 쓰고 싶지만 가격 때문에 망설인 이용자들을 공략하는 만큼 사양을 낮춰 가격을 줄였다.
대부분 프로세서의 자료 처리 속도가 1㎓에 못미치고, 화면도 2~3인치로 약간 작은 편이다. 하지만 300만~500만화소의 디지털 카메라, 4~8기가(G) 수준의 저장장치 등 구색은 갖췄다. 컴퓨터(PC)로 따지면 속도는 느리지만 쓸만한 제품인 셈이다. 여기에 공짜로 제공하니 스마트폰에 관심있는 이용자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통신업체, 공짜폰 보급할수록 남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팔아도 통신업체들은 남을까. 역설적이게도 공짜폰이라도 많이 사용하면 통신업체들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월 이용료로 돈을 벌기 때문이다.
이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입자당 월 이용료(ARPU)다. 일반폰에 비해 스마트폰 이용자의 ARPU가 월등 높다. SK텔레콤의 경우 3분기 전체 가입자의 평균 ARPU는 4만1,923원이지만 스마트폰 이용자의 평균 ARPU는 5만7,000원으로, 전체 가입자 평균보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평균 ARPU가 35% 높다. 특히 스마트폰 가입자의 평균 이용료는 2분기 5만5,000원에서 3분기 5만7,000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 6월말 기준으로 KT의 전체 가입자 평균 ARPU는 3만6,384원이지만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평균 ARPU는 4만8,205원이며, LG유플러스의 전체 가입자 평균 ARPU는 3만2,649원인데 비해 스마트폰 이용자의 평균 ARPU는 4만2,916원이다. 모두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평균 ARPU가 전체 가입자의 평균 ARPU를 30% 이상 웃돈다. 일반 이용자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더 많은 월 이용료를 낸다는 뜻이다.
그러니 통신업체들 입장에서 보면 공짜폰을 주더라도 스마트폰 이용자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이를 뒤집으면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일반폰보다 많은 요금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공짜 스마트폰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약정기간 동안 내야 할 요금을 따져본 뒤 스마트폰이 꼭 필요한 지 판단해야 한다.
이 같은 공짜 스마트폰 확대는 내년에도 계속 될 전망이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통신업체들이 내년에 일반폰보다 스마트폰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특히 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출시해 스마트폰 이용자층을 넓혀 월 이용료 매출을 올리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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