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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도 "G20 특집!" 교양도"G20 특집!" 예능도 "G20 특집!"

입력
2010.11.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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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이 무슨 월드컵이냐.” “전두환 정권 시절 ‘국풍 81’이 생각난다.”

2010 G20 서울 정상회의를 열흘 앞두고 방송사들이 일방적인 홍보성 특집 프로그램을 쏟아내면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도뿐 아니라 각종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도 G20 특집기획으로 제작되면서 TV가 ‘G20 쓰나미’에 묻혀버렸다는 불만이 방송계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다. G20 정상회의가 올림픽에 준하는 국가적 행사로 보도되면서 기본권 침해 논란을 낳은 지나친 경비 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실종돼 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판의 중심엔 KBS가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KBS에서 이미 방송됐거나 방송 예정인 G20 관련 특집 프로그램은 TV만 총 60여편, 편성 시간으로는 무려 3,300분에 이른다. 프로그램 중간중간 방송되는 홍보 스팟과 뉴스 보도는 제외한 분량이다. KBS ‘뉴스 9’은 G20 정상회의를 100일 앞둔 8월 3일부터 10일 단위로 연이어 특집 코너를 편성해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 열기, 의전 차량 등을 소개하는 홍보성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아침마당’ ‘도전 골든벨’ 등 다자간 정상회의와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이는 프로그램도 G20에 초점을 맞춘 특집을 제작해 방송했다. 책 소개 프로그램 ‘책 읽는 밤’은 ‘G20 기획’이라는 부제를 달고 3일과 9일, 각각 박세일 교수의 과 기 소르망의 의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두 책은 세계화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파악하는 논지를 담고 있다.

다른 방송사들의 G20 관련 특집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MBC는 G20 정상회의 개막 전날(10일) 85분 간 방송할 예정으로 지난달 28일 ‘MBC 특별기획, G20 코리아 콘서트’ 녹화를 마쳤다. 30일엔 김재철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G20 성공기원- 대한민국 국궁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도 열었다. EBS는 1일부터 ‘G20 특집’ 밴드를 단 ‘세계의 교육현장’과 ‘세계의 문화콘텐츠’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SBS의 뉴스에서도 G20과 관련한 내용의 비중이 크지만 정부의 홍보 논리를 벗어난 시각을 찾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문제 제기는 방송사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최근 ‘G20 방송 광풍,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무비판적인 홍보성 방송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노조는 “묻지마식 G20 방송 홍수는 정도를 벗어났다. 권력에 대한 아부도 정도를 넘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MBC 노조 관계자는 “국궁 페스티벌에 대해선 이미 사측에 문제 제기를 했고, G20 회의가 끝난 뒤엔 보도와 특집 방송에 대해 분석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관계자는 “방송사들의 특집 편성과 뉴스 보도는 투기 자본에 대한 규제 필요성 등 이번 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에 대한 분석 없이 ‘G20 정상회의가 국격을 높인다’는 식의 정부의 홍보 논리에 매몰돼 있다”며 “국제회의를 치적으로 만드는 데 열을 올리는 정권과 그 정권만 바라보며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방송사들이 우리 사회를 1980년대로 퇴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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