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투쟁시기 학생운동의 요람이었던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가 새 학생회장을 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27일 후보자 등록 접수를 했지만 후보로 나선 학생이 없어 제29대 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됐다고 1일 밝혔다.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된 것은 공식기록이 남아 있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변화된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는 총학생회도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부정 의혹이 일어 1년간 공석인 상태다.
사회대 학생회는 학생 운동이 활발했던 1980~1990년대는 물론, 학생운동의 기운이 상대적으로 수그러든 최근까지도 한미 FTA 반대(2007),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2008) 등 각종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이 때문에 학내외에서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정작 사회대 학생들은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사회대 학생회장 선관위원장 이한빛 (정치학과 08학번)씨는
“학생회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속에서 운 좋게 버텨온 것뿐이라는 인식이 내부에 팽배했다”며 “지난 2년동안에도 단수의 후보자를 출마시켜 겨우겨우 꾸려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임시 체제로 학과 대표자 연석회의를 꾸렸다가 내년 새 학기가 오면 재선거를 할 예정이다.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 출신 인사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세대 핵심참모인 황이수 전 대통령비서실 행사기획비서관, 시사평론가인 정관용 한림국제대 교수 등이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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