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삐가 풀렸다. 소비자물가가 한국은행의 물가관리목표 상단까지 뚫으며 4%대에 올라섰다. 무려 20개월 만이다. 이상 기후에 따른 채소 가격 폭등 등 일시적 요인이 주범이라고는 해도, 물가 불안심리가 점차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더 커질 전망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 상승했다.
올해 2월 이후 줄곧 2%대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던 소비자물가는 9월 3.6%로 치솟은 데 이어 지난 달 4%벽까지 돌파하면서 적신호가 켜진 상태. 소비자물가가 4%를 넘어선 것은 작년 2월(4.1%)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특히 한국은행의 물가관리범위(3% ± 1%P)까지 벗어났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채소, 생선 등 신선식품물가. 1년 전보다 무려 49.4% 폭등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무(275.7%)와 배추(261.5%)는 3배 이상 뛰었고, 파(145.5%) 토마토(114.4%) 마늘(102.5%) 등도 2배 넘게 올랐다.
정부는 이에 따라 ▦마늘, 무, 고추, 양파 등 공급 확대 ▦김장용 배추 수급 안정을 위한 시나리오 대응 ▦도시가스요금 인하(4.9%) 및 지역난방비 동결(내년 1월까지) 등의 물가안정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강호인 재정부 차관보는 “아직 수요 압력이 커지는 수준은 아니다”며 “11월부터 물가가 다시 3%대 초반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물가 불안 심리를 어떻게 억제하느냐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농축수산물 가격 요인을 제외하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인플레 기대 심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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