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은 만화책 500원, 안 쓰는 만화캐릭터 시계 100원, 쓰다 남은 핸드크림 1,200원….
29일 경기 수원시 수원외국어고등학교의 1학년 교실. 책상 위에는 중고 물건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이 어려운 친구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바자회가 다시 열리는 날이었다. 진열된 물건들은 모두 학생들이 집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가져온 것들이다. 가방과 옷에서 시작해 각종 문구제품과 화장품, 실내화에 이르기까지 없는 물품이 없다. 가격은 100원짜리부터 최고 4만원까지 다양하다. 물건가격은 내놓은 학생들이 직접 책정했다. 1학년 한승연양은 “수익금이 자선단체(굿 네이버스)를 통해 제대로 식사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져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1학년 1개 반이 조그맣게 열던 바자회였지만 올해는 1학년 주도하에 2학년들까지 참여하고 교사 쿠폰 이벤트도 함께 진행될 정도로 규모가 훨씬 커졌다. ‘교사 쿠폰‘이란 학생들이 평소 좋아하던 교사와 즐거운 시간도 갖고 굿네이버스에 성금도 기증하는 이벤트다. 예를 들어 ‘허용 선생님과의 원포인트 탁구레슨 & 딸기우유 한잔’ 쿠폰 4장을 2,000원에 구입할 경우, 이 쿠폰을 가진 학생은 허 교사와 탁구도 치고 딸기 우유도 한 잔 마실 수 있다. 물론, 2,000원은 굿네이버스에 기증된다. 김영익 교장은 “자선 활동뿐만 아니라 교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인성교육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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