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한 필지에서는 현재 호텔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지하5층 지상12층에 연면적 2만6,000㎡의 특급호텔로 내년 9월 준공되면 객실 251실 규모의 특급호텔이 들어서게 된다. 최근 마포구 동교동 홍대사거리 부근 옛 청기와주유소 자리에도 230실 규모의 관광호텔 건립을 위한 건축허가신청서가 구청에 접수됐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외국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호텔 신축공사는 서울시내 곳곳에서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자치구 승인을 받아 신축공사가 진행 중인 관광호텔은 17곳에 이른다. 공사현장은 강남구 3곳을 비롯해 마포와 강서 영등포 구로구 등 서울 전 지역에 골고루 퍼져 있다. 호텔을 새로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4곳은 기존 일반숙박시설을 관광호텔로 전환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100실 미만의 소형호텔도 있지만 300실이 넘는 대형호텔도 3곳이나 된다.
공사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올해 준공되는 5곳을 시작으로 2012년 17곳이 모두 완공되면 3,000객실 정도가 늘어난다. 객실당 2명씩 묵는다고 가정하면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여기에 건축허가신청서가 제출돼 자치구로부터 사업계획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호텔도 20여 곳에 달해 추가로 호텔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호텔신축이 왕성한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에는 30여 개의 호텔이 밀집해 있지만 방 구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호텔 수는 거의 늘지 않아 외국인을 모두 수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대부분 호텔의 객실 점유율이 1년 내내 90% 안팎에 달하며, 예약이 밀려 연말까지 방 잡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시내 호텔에 빈 방이 없어 여행사에서 지방호텔에 외국 관광객 숙소를 잡는 경우도 허다할 정도다.
민간 사업자들이 호텔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은 ‘돈이 된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입이 예상되는 호텔사업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해우 서울시 관광과장은 “중국인의 국내 비자발급 요건 완화로 향후 수년 간 중국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숙박시설은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130만명 수준이던 중국 관광객이 2012년에는 3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도 숙박시설 확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민간호텔 건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상하수도요금을 감면하는 등 세제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시는 민간호텔 건립 활성화를 통해 2014년까지 외국인이 묵을 수 있는 관광호텔 객실을 1만6,000실 더 늘릴 계획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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